BB크림면, 바를까? 먹을까?
“먹는 비빔면과 얼굴에 바르는 BB크림의 어감이 비슷하지 않나요?”

지난해 10월 식품기업 팔도의 마케팅팀 회의. 한 직원이 허무개그 같은 아이디어를 툭 던졌다. ‘비빈다’는 말이 알파벳 BB와 비슷하게 발음된다는 얘기였다. 팔도가 19일 내놓은 신제품 ‘팔도BB크림면’(사진)의 탄생 배경이다.

이날 출시된 팔도BB크림면은 ‘단짠맛’이 특징이다. 액상스프 ‘비빔장’에 할라피뇨, 홍고추 등을 추가해 매운맛을 강조했다. 여기에 크림 분말스프를 동봉했다. 치즈, 우유 크림, 파슬리 등을 넣어 고소하면서 단 맛을 더했다. 포장 색상은 화장품을 연상시키는 핑크색이다.

팔도BB크림면의 원조는 팔도비빔면이다. 1984년 출시돼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2018년 연 판매량이 1억 개를 돌파했다. 지난해엔 1억1500만 개가 팔렸다.

팔도비빔면에 변화를 준 계기는 지난해 초 출시된 ‘괄도네넴띤’이다. ‘팔도비빔면’이 보기에 따라 괄도네넴띤으로 읽힌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의견에 착안해 지은 제품명이었다.

괄도네넴띤은 지난해 2월 500만 개 한정 수량으로 첫선을 보여 1개월여 만에 완판됐다. 추가로 생산한 500만 개도 2개월 만에 소진됐다. 그러자 팔도는 지난해 7월 ‘팔도비빔면 매운맛’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