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늘어난 이명박 한동안 멍한 표정…애써 미소지으며 재수감
항소심에서 1심보다 2년 늘어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가 약 30분에 걸쳐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는 동안 피고인석에 앉은 이 전 대통령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재판부가 가장 먼저 다스 횡령액을 1심의 247억원에서 252억원으로 늘려 인정하자 이 전 대통령은 옆에 앉은 변호인에게 인상을 쓰며 불만 섞인 심경을 내비쳤다.

이후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뇌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에 대해 상당 부분 유죄를 인정하는 판단이 이어졌다.

그러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은 한숨을 쉬거나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또 재판부를 뚫어지게 응시하거나 마른 침을 삼키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가 총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한다는 결정까지 내놓자 이 전 대통령은 멍하니 증인석과 법대를 바라보며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선고가 끝난 뒤에도 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남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변호인들과 심각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약 7분이 지난 뒤에야 이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고인석 근처로 방청객들이 몰려들어 "건강하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네자 그제야 이 전 대통령은 "고생했어, 갈게"라며 웃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힘내라는 말에 "그래, 그래"라고 답한 그는 법정 경위를 따라 힘없는 걸음으로 구치감을 향했다.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의 재수감 절차가 끝나면 20일께 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상고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