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청정' LNG발전도 반대…반도체공장 증설 '발목 잡힌' SK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환경단체, SK하이닉스 청주 LNG발전소 건립 반대
전력공급 취약한 청주 공장
발전소 백지화 땐 증설 불투명
환경단체, SK하이닉스 청주 LNG발전소 건립 반대
전력공급 취약한 청주 공장
발전소 백지화 땐 증설 불투명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 반도체공장 건설이 난관에 부딪혔다. 공장 증설로 늘어날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반도체업계 최초로 공장 옆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세우려는데 지역 환경단체들이 미세먼지 배출을 이유로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19일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SK하이닉스의 청주 LNG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LNG 발전소 설립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는 환경부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이르면 다음달 26일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SK하이닉스는 2023년까지 경기 이천과 청주에 각각 585㎿ 규모의 LNG 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인허가 작업에 들어갔다. 이천과 청주 반도체공장을 신·증설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2023년 청주 공장의 연간 전력 수요는 800㎿로 지난해보다 170% 증가할 전망이다. 수도권에 비해 전력망이 취약한 청주 공장 주변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예비 전력 투입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발전소 건립이 불발하면 공장 증설 자체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도체 증설에 LNG발전소 필수" vs "미세먼지 뿜는 발전소는 안돼"
"발전소 불발 땐 증설 재검토"…"청주 미세먼지 전국 최고수준"
“환경부는 SK하이닉스가 제출한 LNG 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하라!”
19일 오전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 충북 지역에 기반을 둔 환경단체, 노동단체,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에서 나온 20여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추진 중인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청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SK하이닉스가 기업의 이익에 눈이 멀어 LNG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5월부터 환경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온 이들은 이날부터 천막 농성에 들어가기로 하고 환경부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반도체 회사가 발전소 짓는 이유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공장 옆에 각각 585㎿ 규모의 LNG 열병합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총 투자금액은 1조68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큰 금액을 들여 자체 발전소를 짓는 이유는 반도체산업에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완전가동’되는 반도체 공장에서 정전은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뒤흔드는 ‘대형 사고’다. 지난해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는 10여 분의 정전사고로 수개월간 생산 차질을 빚고,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이천 M16 라인을 신설하고, 청주 M15라인을 증설하는 과정에서 2023년까지 전력 수요가 연평균 12.3%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기존의 한전 연계 전력 계통망에만 의존해서는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도권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는 신수원 변전소와 신용인 변전소가 있어 한쪽 변전소에서 사고가 나도 다른 쪽에서 임시 전력을 끌어다 쓸 수 있다. 송전선로 지중화로 근본적으로 고장 및 정전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북청주 변전소나 신청주 변전소 중 한 곳만 고장나도 전력을 공급받기 어려워진다.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탈(脫)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전기료가 오르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전기·수도·열 비용을 포함한 수도광열비로만 9000억원을 내고 있다. LNG 열병합발전소는 더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석탄발전 대비 두 배 이상의 발전 효율을 자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 발전으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석탄화력발전소의 8분의 1, 직접 배출하는 대기오염 물질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친환경연료인 천연가스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석탄,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수도권 도심에도 지을 수 있다.
‘청정 에너지’라 불리는 LNG 왜 반대하나
환경단체도 이런 LNG 발전소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지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단체에서 먼저 ‘탈원전, 탈석탄’의 대안으로 LNG 발전소를 내세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충북시민대책위원회 측은 “탈석탄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는 LNG 발전이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전국 LNG 발전소 가동률이 50%도 안 되는 상황에서 왜 굳이 자체 LNG 발전소를 건설하려 하느냐”고 했다. LNG 발전소는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로 수요처 인근에 지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회사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만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주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질소산화물(NOx) 205t을 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청주 지역 전체에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저(低)NOx버너와 친환경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청주 지역에서 2023년 기준 NOx 배출량을 229t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결론적으로 발전소 가동을 해도 청주 지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올해 대비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세종=고재연/구은서 기자 yeon@hankyung.com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19일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SK하이닉스의 청주 LNG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LNG 발전소 설립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는 환경부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이르면 다음달 26일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SK하이닉스는 2023년까지 경기 이천과 청주에 각각 585㎿ 규모의 LNG 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인허가 작업에 들어갔다. 이천과 청주 반도체공장을 신·증설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2023년 청주 공장의 연간 전력 수요는 800㎿로 지난해보다 170% 증가할 전망이다. 수도권에 비해 전력망이 취약한 청주 공장 주변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예비 전력 투입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발전소 건립이 불발하면 공장 증설 자체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도체 증설에 LNG발전소 필수" vs "미세먼지 뿜는 발전소는 안돼"
"발전소 불발 땐 증설 재검토"…"청주 미세먼지 전국 최고수준"
“환경부는 SK하이닉스가 제출한 LNG 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하라!”
19일 오전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 충북 지역에 기반을 둔 환경단체, 노동단체,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에서 나온 20여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추진 중인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청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SK하이닉스가 기업의 이익에 눈이 멀어 LNG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5월부터 환경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온 이들은 이날부터 천막 농성에 들어가기로 하고 환경부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반도체 회사가 발전소 짓는 이유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공장 옆에 각각 585㎿ 규모의 LNG 열병합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총 투자금액은 1조68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큰 금액을 들여 자체 발전소를 짓는 이유는 반도체산업에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완전가동’되는 반도체 공장에서 정전은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뒤흔드는 ‘대형 사고’다. 지난해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는 10여 분의 정전사고로 수개월간 생산 차질을 빚고,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이천 M16 라인을 신설하고, 청주 M15라인을 증설하는 과정에서 2023년까지 전력 수요가 연평균 12.3%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기존의 한전 연계 전력 계통망에만 의존해서는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도권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는 신수원 변전소와 신용인 변전소가 있어 한쪽 변전소에서 사고가 나도 다른 쪽에서 임시 전력을 끌어다 쓸 수 있다. 송전선로 지중화로 근본적으로 고장 및 정전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북청주 변전소나 신청주 변전소 중 한 곳만 고장나도 전력을 공급받기 어려워진다.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탈(脫)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전기료가 오르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전기·수도·열 비용을 포함한 수도광열비로만 9000억원을 내고 있다. LNG 열병합발전소는 더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석탄발전 대비 두 배 이상의 발전 효율을 자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 발전으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석탄화력발전소의 8분의 1, 직접 배출하는 대기오염 물질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친환경연료인 천연가스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석탄,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수도권 도심에도 지을 수 있다.
‘청정 에너지’라 불리는 LNG 왜 반대하나
환경단체도 이런 LNG 발전소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지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단체에서 먼저 ‘탈원전, 탈석탄’의 대안으로 LNG 발전소를 내세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충북시민대책위원회 측은 “탈석탄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는 LNG 발전이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전국 LNG 발전소 가동률이 50%도 안 되는 상황에서 왜 굳이 자체 LNG 발전소를 건설하려 하느냐”고 했다. LNG 발전소는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로 수요처 인근에 지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회사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만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주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질소산화물(NOx) 205t을 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청주 지역 전체에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저(低)NOx버너와 친환경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청주 지역에서 2023년 기준 NOx 배출량을 229t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결론적으로 발전소 가동을 해도 청주 지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올해 대비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세종=고재연/구은서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