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안양·의왕 부동산시장 '긴장'…"실수요자 피해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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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정지역 지정에 집값안정 기대ㆍ실수요자 피해 우려 '교차'
지자체·주민 "규제지역 포괄 지정보다 동 단위 '핀셋 지정' 필요"
지난해 12·16 대책에 이어 2개월여 만인 20일 추가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원 3구(장안·권선·영통)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 지역 부동산 시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에서는 최근 이들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집값 상승이 갭투자 등을 노린 투기 세력 등 때문이라는 불만과 함께 이번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과 총부채상환 비율(DTI) 등에서 많은 규제를 받는다.
정부와 해당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수원 권선구의 아파트값(한국감정원 자료 기준)은 전주 대비 2.54% 올랐고, 영통구가 2.24%, 팔달구가 2.15% 오르는 등 수원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2% 넘게 폭등했다.
안양 만안구 지역 주택가격도 지난해 11월 0.99%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는 1.29%, 올 1월에는 1.25% 오르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과천과 가까운 의왕지역 역시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지난해 11월 아파트값이 0.74% 오른 뒤 12월 한 달 간 2.44% 뛰었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 수요 등이 몰리면서 집값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고, 이로 인해 나왔던 매물까지 거둬들이면서 집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해당 지역 일부 주민은 투기 수요를 억제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에 사는 한 주민은 "요즘 자고 나면 오르는 수원 집값이 미친 것 같다"며 "이러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양에 사는 한 주민도 "투기 세력 등을 강력히 단속해 집값을 안정시키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해 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만의 소리도 적지 않다.
집값이 오르는 지역은 극히 일부 지역에 불과한데 시 단위, 구 단위로 규제지역을 일률적으로 설정하면 진짜 집이 필요해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풍선효과로 인해 오히려 집값 상승 지역을 주변으로 확산시킨다며 이럴 바에는 부동산 가격을 차라리 시장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정 지역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투기를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좋지만, 집값을 올려놓은 것은 갭투자자와 법인 등 투기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지나치게 올려놓은 아파트값이 너무 높아 실수요자는 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정부 규제로 오히려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권선동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매물이 하나도 없다"며 "수원에서 호매실동 등 일부 지역 집값 급등으로 그동안 저평가됐던 다른 지역까지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호매실동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신분당선 연장 발표 등 호재로 호매실동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한 달 간 6천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오른 곳도 있지만, 이는 일부 아파트에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호가는 오르고 거래는 준 상황에서 대출마저 규제된다면 실수요자는 아파트 구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안양시 만안구의 한 주민은 "평촌이 포함된 안양 동안구와 달리 만안구는 그동안 저평가돼 있었다"며 "대출 규제 등이 이뤄지면 투기 세력보다는 서민들이 더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만안구는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싸 서민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지역이었다"며 "이번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대출이 어려워지면 서민들의 만안구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안구 안양6동 모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만안구에서 집값이 오른 것은 안양6동과 석수동 일부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라며 "실수요자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하려면 만안구 전체가 아닌 동 단위로 지정하는 것이 옳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의왕시 청계동의 한 부동산업소 대표 역시 "갭투자자와 법인 등 투기 세력이 아파트값을 지나치게 올려놔서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가 대출 규제가 포함된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규제발표를 하지 말고 투기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시 내손동의 빌라에 거주하는 김 모(54) 씨도 "여윳돈이 없는 서민은 대출 도움을 받아야 아파트를 살 수 있다"면서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대출이 어려워지면 집 사기가 힘들어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자체 관계자들도 정부가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2018년 8월 동안구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만안구 지역 주택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얼마 전부터 오르고 있다"면서 "만안구 지역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권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던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투기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이 없게 하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19일 국토부와 경기도에 조정대상지역 지정 시기 연기와 구·동 단위가 아닌 블록(특정 지역)을 핀셋 지정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포괄적으로 지역을 묶어 규제하기보다는 같은 구와 동 안에서도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세분화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자체·주민 "규제지역 포괄 지정보다 동 단위 '핀셋 지정' 필요"
지난해 12·16 대책에 이어 2개월여 만인 20일 추가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원 3구(장안·권선·영통)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 지역 부동산 시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에서는 최근 이들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집값 상승이 갭투자 등을 노린 투기 세력 등 때문이라는 불만과 함께 이번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과 총부채상환 비율(DTI) 등에서 많은 규제를 받는다.
정부와 해당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수원 권선구의 아파트값(한국감정원 자료 기준)은 전주 대비 2.54% 올랐고, 영통구가 2.24%, 팔달구가 2.15% 오르는 등 수원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2% 넘게 폭등했다.
안양 만안구 지역 주택가격도 지난해 11월 0.99%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는 1.29%, 올 1월에는 1.25% 오르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과천과 가까운 의왕지역 역시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지난해 11월 아파트값이 0.74% 오른 뒤 12월 한 달 간 2.44% 뛰었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 수요 등이 몰리면서 집값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고, 이로 인해 나왔던 매물까지 거둬들이면서 집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해당 지역 일부 주민은 투기 수요를 억제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에 사는 한 주민은 "요즘 자고 나면 오르는 수원 집값이 미친 것 같다"며 "이러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양에 사는 한 주민도 "투기 세력 등을 강력히 단속해 집값을 안정시키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해 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만의 소리도 적지 않다.
집값이 오르는 지역은 극히 일부 지역에 불과한데 시 단위, 구 단위로 규제지역을 일률적으로 설정하면 진짜 집이 필요해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풍선효과로 인해 오히려 집값 상승 지역을 주변으로 확산시킨다며 이럴 바에는 부동산 가격을 차라리 시장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정 지역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투기를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좋지만, 집값을 올려놓은 것은 갭투자자와 법인 등 투기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지나치게 올려놓은 아파트값이 너무 높아 실수요자는 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정부 규제로 오히려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권선동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매물이 하나도 없다"며 "수원에서 호매실동 등 일부 지역 집값 급등으로 그동안 저평가됐던 다른 지역까지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호매실동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신분당선 연장 발표 등 호재로 호매실동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한 달 간 6천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오른 곳도 있지만, 이는 일부 아파트에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호가는 오르고 거래는 준 상황에서 대출마저 규제된다면 실수요자는 아파트 구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안양시 만안구의 한 주민은 "평촌이 포함된 안양 동안구와 달리 만안구는 그동안 저평가돼 있었다"며 "대출 규제 등이 이뤄지면 투기 세력보다는 서민들이 더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만안구는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싸 서민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지역이었다"며 "이번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대출이 어려워지면 서민들의 만안구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안구 안양6동 모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만안구에서 집값이 오른 것은 안양6동과 석수동 일부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라며 "실수요자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하려면 만안구 전체가 아닌 동 단위로 지정하는 것이 옳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의왕시 청계동의 한 부동산업소 대표 역시 "갭투자자와 법인 등 투기 세력이 아파트값을 지나치게 올려놔서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가 대출 규제가 포함된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규제발표를 하지 말고 투기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시 내손동의 빌라에 거주하는 김 모(54) 씨도 "여윳돈이 없는 서민은 대출 도움을 받아야 아파트를 살 수 있다"면서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대출이 어려워지면 집 사기가 힘들어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자체 관계자들도 정부가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2018년 8월 동안구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만안구 지역 주택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얼마 전부터 오르고 있다"면서 "만안구 지역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권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던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투기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이 없게 하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19일 국토부와 경기도에 조정대상지역 지정 시기 연기와 구·동 단위가 아닌 블록(특정 지역)을 핀셋 지정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포괄적으로 지역을 묶어 규제하기보다는 같은 구와 동 안에서도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세분화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