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일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출범했습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준비하고 미래와 혁신 의제를 다루기 위해 다양한 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정의와 공정, 민생 등 촛불민심이 명령했던 의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선대위 명칭은 '대한민국 미래 준비 선거대책위원회'입니다. 민주당은 선대위 출범에 앞서 선대위 명칭을 두고 고심했다고 전해집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역대 선대위 명칭을 선정하는 데 큰 의미를 둬 왔다"며 "선대위 명칭에서 정당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 정당이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에서 '미래'라는 단어를 선점했습니다. 그런데도 '미래'를 포기할 수 없었나 봅니다. '미래'라는 단어에는 희망, 혁신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선대위 명칭에서 눈에 띄는 건 '대한민국' 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단어였습니다. 한국의 보수 정당은 신한국당, 한나라당, 자유한국당 등 대한민국의 의미를 담은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한국의 국기인 태극기는 보수 세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미래통합당 명칭을 정할 때에도 '한국'을 고수한 의원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본인들의 단어로 흡수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과거 선대위 명칭을 보면 민주당의 선거 방향과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선대위 명칭은 '더불어경제선대위'였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심판론을 부각하는 의미에서 이런 명칭을 정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선대위 명칭도 마찬가지입니다. 문 대통령의 선대위는 '국민주권선대위'였습니다. 당시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를 부각하고 권력을 국민에게 이양한다는 의미입니다. 문 대통령은 출마선언문에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이제 정권 교체의 첫 발을 내딛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미현 정치부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