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관리 "우리는 조정했으나 한국은 훨씬 덜 움직여" 주장
"한국 직원 휴가 시행되면 미군이 업무 떠맡을 수도…안보·양국관계에 영향"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3월 말까지 타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반도 안보가 약화하는 위기가 형성되는 국면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진단했다.

20일(현지시간) 이 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고위 인사는 현재까지 6회에 걸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한미간 간극이 기대만큼 좁혀지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4월 전까지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익명의 국무부 고위 관리는 미국이 6차례 협상을 거치면서 한국의 분담금을 5배로 올리는 요구를 고수하지 않고 "입장을 조정했다"면서 반면 한국은 "훨씬 적게"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미국의 요구 수준 '조정'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협상 초기 미국은 현재 약 10억달러 수준인 한국의 분담금을 약 50억달러 규모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당국자는 지난해 한국이 분담금을 8%나 올린 것도 "이상적인 결과가 아니었다"며 미국은 한국에 더 큰 부담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협상의 여지, 움직일 여지를 두고 있지만 우리만 움직일 수는 없다"며 "우리는 대통령의 공정한 분담 요구에 부응하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거기 도달하지 못했고 양측의 간극이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CNN "한·미 방위비협상 지연우려 고조…간극 여전히 커"
CNN은 협상이 조기에 타결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안보가 약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동맹의 '기반암(bedrock)에 해당하는 한미동맹이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적으로 한반도 안보가 약해질 수 있는 이유는 제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주한 미군의 한국인 직원이 무급 휴가가 시행되면 미군이 그 임무를 떠맡아야 하므로 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 한국인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인사는 "(미군이 한국인 직원의 역할을 떠맡게 되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협상 타결 지연에 따른 양국 국방·외교관계에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CNN에 말했다.
CNN "한·미 방위비협상 지연우려 고조…간극 여전히 커"
CNN은 한국의 총선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을 앞두고 양측 모두 협상의 입지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4월 중순까지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 총선 일정과 맞물리며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고 CNN은 관측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총선 일정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한다"며 "총선 전까지 성과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