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방역 방해·매점매석·무리한 집회 단호히 대처"
"국민들이 모든 상황 알려주면 코로나19 숨을 곳 없을 것"
"코로나19 엄중 국면…확산 차단에 최선"
정 총리 "코로나19 송구…종교행사 등 밀집행사 자제해 달라"
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 확산세로 접어든 것과 관련, "정부는 감염 진행 상황이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한다.

국무총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담화는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국민적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동시에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국민의 자발적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담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 총리가 이날 오후 9시로 담화 발표 시점을 잡은 것은 휴일인 23일 종교 활동 등 인파가 몰리는 각종 행사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한 '특별한 당부'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경계' 단계인 감염병 위기경보 격상 조치나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구 지역 봉쇄, 중국인 입국제한 확대 등과 관련한 언급은 담화에 담기지 않았다.

정 총리는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를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서울시가 이날 광화문광장 등에서의 집회 개최를 금지했음에도 일부 단체가 예정된 집회를 강행한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정 총리는 "코로나19는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격리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어르신 등 건강취약계층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대처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도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시면 코로나19가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 "코로나19 송구…종교행사 등 밀집행사 자제해 달라"
정 총리는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하고 이겨낼 수 있다"며 "우리의 선진 의료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그동안 감염병 대응 경험도 충분히 축적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과거 사스와 메르스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며 "정부의 노력과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이번 코로나19 역시 극복해 낼 수 있다"며 정부와 의료진에 대한 신뢰와 협조를 호소했다.

정 총리는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손씻기와 기침예절 등 위생수칙을 꼭 지켜달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한 달 정도 지난 이달 18일까지만 해도 31명이었지만, 20일 104명으로 늘었고 21일 204명, 이날 오후 4시 기준 433명으로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확진자 중 대부분인 352명이 대구·경북에 집중돼 있지만, 이날부터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