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금지한 지 사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최 집회 무대에서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금지한 지 사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최 집회 무대에서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이 일요일인 23일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경찰이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지만 범투본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집회를 열었다.

범투본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신도와 지지자 약 8000명이 참석했다. 차로를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양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찬송가를 부르며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오전 11시께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 병력이 참가자들에게 집회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 참가자들은 고성을 지르며 경찰을 비난했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는 참가자들에게 "여러분이 문재인과 박원순의 탄압을 이기고 집회에 오게 된 것은 주님이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기 때문"이라며 "광화문 예배에 온 여러분은 진짜 기독교인이다. 예배에 참여하면 오히려 성령의 불이 떨어지기 때문에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 중 바이러스 걸린 사람이 있느냐. 그럼 다음 주에 다 예배에 오라. 주님이 다 고쳐주실 것"이라며 "설령 안 고쳐주셔도 괜찮다. 우리의 목적지는 하늘나라며, 우리는 죽음을 이긴 자들"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전 목사의 영장실질짐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전 목사는 "'자유우파는 황교안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냐"며 "그들이 나를 구속시키려는 목적은 광화문 집회를 못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사진=연합뉴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사진=연합뉴스
참가자들은 무대에서 나오는 발언마다 '아멘'을 연호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 등의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다닥다닥 붙여놓은 의자들에 비좁게 몰려 앉아 있었다.

무대에 선 범투본 소속 조나단 목사가 "내가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우한 폐렴은 떠나갈지어다"라고 외치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경찰은 이날 범투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광화문 광장 집회가 금지됐는데도 주말 집회를 강행한 혐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염 우려에 따른 서울시의 집회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집회들에 대해 향후 관련자들을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열린 범투본 광화문 집회의 영상을 분석하는 등 증거 자료 확보에 나선 가운데 전광훈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미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49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할 수 있으며, 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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