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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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 대남병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 대부분이 정신병동에 집중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는 폐쇄 병동이라는 정신병원의 구조적 특성이 무더기 감염의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3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대남병원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11명 가운데 정신병동 환자는 99명이다. 정신병동 입원자 102명 중 3명 빼고 모두 감염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병원 직원 9명도 모두 정신병동에서 근무했다.

의료계는 다인실이 많은 폐쇄된 병동에서 환자들끼리 오랜 시간 접촉하며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동안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여성 환자(2번째 사망자)가 첫 증세를 보인 것은 지난 11일이다. 당시 환자는 인후통을 호소하며 체온이 38.6도까지 올라갔다.

다음 날에도 체온이 37.7∼38.5도를 오르내렸고, 14일에는 발열에다 폐렴 증세까지 나타났다. 이후 17일 체온이 37.8도까지 오른 가운데 심근경색이 의심돼 대구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보호자가 대남병원에서 치료받기를 원해 청도로 돌아왔다고 한다.
지난 21일 오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다시 38도 발열과 인후통을 앓은 환자는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대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이 환자 증세가 오락가락하던 15일 전후해 정신병동 환자들이 집단 발열 증상을 보인 걸로 파악됐다. 일부 환자와 직원 사이에 감염으로 추정되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일부 병원 직원들은 전했다.

지난 19일 첫 사망자가 나온 뒤 감염 의심 환자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무더기 확진 판정이 이어졌다. 폐쇄 병동의 특수성과 병원 측 늑장 대응으로 확산에 가속도가 붙었고, 확산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2일 "폐쇄된 상태에서 다인실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반복 노출이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2일 대남병원 폐쇄병동을 코호트 격리했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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