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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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지순례 참가자 39명 중 1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이 170여명에 이르는 가운데 보건 당국은 아직 정확한 확진자 감염 경로와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23일 경북도와 북부 지자체에 따르면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39명(가이드 1명 서울 포함) 가운데 18명이 지난 21~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 확진자는 의성 9명, 안동 5명, 영주 1명, 영덕(의성 거주) 1명, 예천(의성 거주) 1명, 서울(가이드) 1명이다.

이들을 포함한 안동, 의성, 영주 등에 사는 주민 39명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하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귀국한 뒤 다음날부터 공중시설, 온천, 식당 등에 갔거나 직장에서 일하고 단체 활동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2차 감염 우려가 커진다.

의성군 조사에 따르면 확진자 9명 가운데 A씨는 지난 19일 온천 등을 찾았고 B씨와 C씨는 경로당에서 식사했다. D씨는 안동 한 산악회 모임에 참석했고 E씨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아이 돌보미로 활동했다.

안동 확진자 일부도 서점이나 성당에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 조사 결과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현재 170여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성지순례단 감염 경로와 원인을 다양하게 역학조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파악한 것은 없다"며 "아직 이스라엘에 감염자가 없는데 현지에서인지 비행기 안에서인지 파악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을 계속 파악하고 감염자가 나오는 대로 관련 성당 등 시설은 폐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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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울릉도의 한 성당 신도 32명도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자가 격리 중이다.

성지순례에 참여한 주민이 있는 북부 시·군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 6명(일반 시민 1명 포함)이 나온 안동시는 접촉자 26명을 격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2명은 검사 중이다. 의성군은 확진자 9명을 밀접 접촉한 56명을 상대로 23일 검체를 채취해 보건당국에 검사를 의뢰한다.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확진자와 접촉자 상세한 동선 파악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드러난 동선에 따라 집중적으로 방역하고 있다.

또 접촉자가 증가해 의성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1곳 더 늘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경로당 534곳 이용을 중지토록 하고 의성노인복지관, 문화회관 등은 문을 닫았다.

안동시도 기초역학조사반 10여명이 확진자와 접촉자 동선 정밀 파악에 들어갔다. 이날 직원 1400여명을 비상 소집해 확진자 이동 경로를 비롯한 시내 전역에서 집중 방역에 나섰다. 시 산하 박물관, 도서관, 체육시설 등 다중집합시설은 모두 문을 닫도록 했고 문화예술행사는 잠정 중단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코로나19 수습에 힘을 쏟는다"며 "군민도 증상이 나타나면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바로 1339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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