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기업 회생절차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골프장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P플랜은 매수자를 미리 찾아놓고 채무 관계를 어느 정도 정리한 뒤, 법원을 통해 매각하는 방식이어서 이해관계자가 많은 골프장들이 관심을 보여왔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플랜을 이용해 거래된 골프장은 2018년 레이크힐스순천 이후 2개가 더 추가됐다. ‘제주도 1호 골프장’인 제주트리구락부(제주CC)와 양평TPC 골프장을 운영하는 대지개발도 P플랜으로 회생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통해 매각에 성공한 골프장은 총 여덟 곳으로 이 가운데 세 곳이 P플랜을 거쳤다.

회원제 골프장이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원권자들의 다툼으로 회생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법원의 강제적 채무조정 기능과 은행권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한 지원 기능을 접목한 P플랜을 활용하면 새로운 자금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레이크힐스순천은 36홀짜리 골프장으로, 통상적인 회생제도로는 생존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P플랜으로 두 달 만에 700억원을 수혈받아 경영권이 골프존카운티(골프존 자회사)에 넘어갔다.

레이크힐스순천과 제주트리구락부는 법무법인 바른이 매각 법률자문을 맡았고, 양평TPC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담당했다. 바른은 P플랜 방식은 아니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레이크힐스용인·안성 운영업체인 일송개발 매각을 성사시켰다. 일송개발은 2700억원에 한림건설에 매각됐다. 골프장 거래 자문을 주도한 이민훈 바른 변호사는 “서울회생법원도 P플랜을 활성화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회원제 골프장 매각 방식은 P플랜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