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에도 기생충 효과…'K콘텐츠' 법률자문 증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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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잇따라 해외 진출
배급 등 관련 법률자문 수요↑
"지재권 침해 분쟁도 늘어날 것"
김앤장·세종 등 엔터팀 꾸려
법률 서비스 무한 경쟁 돌입
배급 등 관련 법률자문 수요↑
"지재권 침해 분쟁도 늘어날 것"
김앤장·세종 등 엔터팀 꾸려
법률 서비스 무한 경쟁 돌입
‘오스카 4관왕’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한국의 문화 콘텐츠(K콘텐츠)가 올해 세계 무대에서 달성한 쾌거에 로펌업계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아 해외로 속속 진출하면서 콘텐츠의 제작과 배급, 수출 등에 관련한 법률 자문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서다.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IP) 침해에 따른 법적 분쟁도 많아질 전망이다. 주요 대형 로펌들은 엔터테인먼트 전문팀을 중심으로 국내외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에 걸쳐 체계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나라별 법률체계 차이 이해가 중요”
30년 가까이 엔터테인먼트 업무를 해온 최정환 광장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고 싶다는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추이가 관건이지만 업계에선 ‘기생충 효과’에 더해 최근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완화 영향으로 K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콘텐츠 제작에는 △투자에 따른 금융 문제 △제작 과정에서의 근로관계 문제 △배급 과정에서의 각종 법률 문제 등 다양한 법적 리스크가 따른다. 해외 업체들과 협업할 경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국내외 법률 체계가 다르고 콘텐츠 제작 시스템도 차이가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예를 들어 국내에선 투자사 및 배급사와 달리 제작사는 리스크를 거의 떠안지 않는데 외국 업체들은 이를 황당해한다”며 “나라별로 특수한 법과 관행을 잘 파악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한국의 영상물등급제도 등 지역별로 적용되는 규제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민인기 태평양 변호사(32기)는 “점점 해외투자가 대형화, 국제화되고 있으며 지분투자를 하거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등 형태도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리메이크권의 해외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한국 콘텐츠 수출 총액을 전년보다 8.2% 증가한 103억달러로 추정했다. 수출계약 검토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인수합병(M&A), 합작법인 설립 자문 등도 로펌의 주요 업무다.
K콘텐츠의 승승장구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피해가 대표적이다. 태평양은 지난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넷플릭스의 저작권 관련 문제 자문을 맡았다. 광장은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대리해 소속가수 BTS의 사진과 이미지 등이 화보 등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냈다.
김앤장 엔터팀, 30여 명 최대 규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법률 서비스는 연예인 개인의 사건·사고 처리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K콘텐츠 성장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법률 문제가 발생하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몸값도 올라가면서 대형 로펌들이 맡아야 할 업무영역으로 급부상했다.
대형 로펌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전문팀을 최초로 꾸린 곳은 세종이다. 세종은 2009년 미디어콘텐츠팀을 출범시켰으며 임상혁 변호사(32기)가 12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임 변호사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을 두 차례 지냈으며 오는 3월부터는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을 맡는다. 세종은 그동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해외 진출 관련 자문을 수행했다.
광장은 할리우드의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최초로 한국영화 ‘밀정’을 제작할 때 기획 투자 제작 배급 리메이크 등 모든 과정에 자문을 제공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투자 배급 제작 관련 자문도 광장의 작품이다. 광장 미디어엔터테인먼트팀 팀장인 최정환 변호사는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쉬리’의 외국 진출 관련 자문을 맡는 등 한류 초기부터 관련 업무를 해오고 있다.
율촌에선 염용표 변호사(28기)가 스포츠엔터테인먼트분쟁팀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염 변호사는 최근 가수 강다니엘과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 사이 전속계약 분쟁에서 강다니엘을 대리해 승소했다.
태평양 엔터테인먼트&스포츠팀은 현재 롯데시네마의 중국 및 홍콩 영화관 사업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해외판매 인허가 사업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한·중 합작영화제작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법률자문 업무를 한 민인기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다.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을 지낸 이후동 변호사(17기),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윤남 변호사(32기) 등 20여 명이 포진해 있다.
1위 로펌 김앤장은 엔터테인먼트팀도 총 30여 명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은현호 변호사(25기)를 필두로 김원 박민철 이재걸 변호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의 위작 소송사건을 맡았던 유영석 변호사(35기)는 바른의 스포츠·게임·엔터테인먼트팀을 이끌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한국의 문화 콘텐츠(K콘텐츠)가 올해 세계 무대에서 달성한 쾌거에 로펌업계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아 해외로 속속 진출하면서 콘텐츠의 제작과 배급, 수출 등에 관련한 법률 자문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서다.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IP) 침해에 따른 법적 분쟁도 많아질 전망이다. 주요 대형 로펌들은 엔터테인먼트 전문팀을 중심으로 국내외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에 걸쳐 체계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나라별 법률체계 차이 이해가 중요”
30년 가까이 엔터테인먼트 업무를 해온 최정환 광장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고 싶다는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추이가 관건이지만 업계에선 ‘기생충 효과’에 더해 최근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완화 영향으로 K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콘텐츠 제작에는 △투자에 따른 금융 문제 △제작 과정에서의 근로관계 문제 △배급 과정에서의 각종 법률 문제 등 다양한 법적 리스크가 따른다. 해외 업체들과 협업할 경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국내외 법률 체계가 다르고 콘텐츠 제작 시스템도 차이가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예를 들어 국내에선 투자사 및 배급사와 달리 제작사는 리스크를 거의 떠안지 않는데 외국 업체들은 이를 황당해한다”며 “나라별로 특수한 법과 관행을 잘 파악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한국의 영상물등급제도 등 지역별로 적용되는 규제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민인기 태평양 변호사(32기)는 “점점 해외투자가 대형화, 국제화되고 있으며 지분투자를 하거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등 형태도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리메이크권의 해외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한국 콘텐츠 수출 총액을 전년보다 8.2% 증가한 103억달러로 추정했다. 수출계약 검토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인수합병(M&A), 합작법인 설립 자문 등도 로펌의 주요 업무다.
K콘텐츠의 승승장구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피해가 대표적이다. 태평양은 지난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넷플릭스의 저작권 관련 문제 자문을 맡았다. 광장은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대리해 소속가수 BTS의 사진과 이미지 등이 화보 등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냈다.
김앤장 엔터팀, 30여 명 최대 규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법률 서비스는 연예인 개인의 사건·사고 처리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K콘텐츠 성장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법률 문제가 발생하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몸값도 올라가면서 대형 로펌들이 맡아야 할 업무영역으로 급부상했다.
대형 로펌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전문팀을 최초로 꾸린 곳은 세종이다. 세종은 2009년 미디어콘텐츠팀을 출범시켰으며 임상혁 변호사(32기)가 12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임 변호사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을 두 차례 지냈으며 오는 3월부터는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을 맡는다. 세종은 그동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해외 진출 관련 자문을 수행했다.
광장은 할리우드의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최초로 한국영화 ‘밀정’을 제작할 때 기획 투자 제작 배급 리메이크 등 모든 과정에 자문을 제공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투자 배급 제작 관련 자문도 광장의 작품이다. 광장 미디어엔터테인먼트팀 팀장인 최정환 변호사는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쉬리’의 외국 진출 관련 자문을 맡는 등 한류 초기부터 관련 업무를 해오고 있다.
율촌에선 염용표 변호사(28기)가 스포츠엔터테인먼트분쟁팀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염 변호사는 최근 가수 강다니엘과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 사이 전속계약 분쟁에서 강다니엘을 대리해 승소했다.
태평양 엔터테인먼트&스포츠팀은 현재 롯데시네마의 중국 및 홍콩 영화관 사업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해외판매 인허가 사업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한·중 합작영화제작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법률자문 업무를 한 민인기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다.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을 지낸 이후동 변호사(17기),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윤남 변호사(32기) 등 20여 명이 포진해 있다.
1위 로펌 김앤장은 엔터테인먼트팀도 총 30여 명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은현호 변호사(25기)를 필두로 김원 박민철 이재걸 변호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의 위작 소송사건을 맡았던 유영석 변호사(35기)는 바른의 스포츠·게임·엔터테인먼트팀을 이끌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