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LCD 공급량이 급감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LCD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가 끌어올린 LCD 가격
23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월 기준 55인치 4K LCD 패널 가격은 111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102달러)보다 9% 오른 것으로,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110달러를 넘어섰다.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1월 143달러에서 계속 하락해 10월에는 100달러로 떨어졌다.

작년 말부터 완만하게 상승세를 탄 LCD값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이달 들어 급등하고 있다. 65인치 4K LCD 패널 가격도 지난달 162달러에서 이달 들어 170달러로 5% 올랐다.

LCD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근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는 LCD 세계 1위 업체인 BOE와 CSOT 등의 공장이 몰려 있다.

IHS마킷은 “디스플레이업체들이 패널 공급 부족 현상을 반영해 이달 들어 패널 가격을 7~10% 올렸는데 다음달에도 패널값을 10%가량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LCD 가격 상승은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한다. LCD 매출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 가격 급락 등의 이유로 1조3000억원대 대규모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TV 제조업체 입장은 다르다. 공급받는 LCD 패널 가격이 인상되면 전체 생산원가가 올라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쓰는 LCD 패널 중 40%가량이 중국산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