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법률 실사 맡았던 율촌 변호사
국민연금 "독립성 훼손 우려"
주총 앞둔 기업들 큰 관심
국민연금이 코웨이(옛 웅진코웨이)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7일 열린 코웨이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코웨이는 법무법인 율촌 소속 이다우 변호사를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 안건에 대해 “중요한 거래 관계에 있는 법인에서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해상충 문제로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와 춘천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법무법인 율촌에 근무하고 있다. 율촌은 지난해 넷마블이 옛 웅진코웨이 인수를 추진할 당시 법률 실사를 맡았다. 2018년 넷마블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조치에 반발해 소송할 때도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에도 이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은 통과됐다. 이번 주총 당시 코웨이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5.08%를 가진 웅진씽크빅이었다. 국민연금은 코웨이의 지분 8.16%(지난해 말 기준)를 들고 있어 주총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진 못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11일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른 시간외 매매로 넷마블에 보유 주식을 넘겼다.
이번 주총에서 넷마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한 코웨이는 사명을 웅진코웨이에서 코웨이로 바꿨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 외에도 윤부현 LG디스플레이 고문과 김진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김규호 서강대 산학협력중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코웨이의 이번 임시 주총은 다음달 기업들의 본격적인 정기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올해 정기 주총에는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권 행사보다는 의결권 행사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총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상장사 56곳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5% 룰(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 완화 방안이 이달부터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