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3일 오후 4시

국내 최대 온라인 채용정보 플랫폼인 잡코리아가 매물로 나왔다.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치열한 인수 경쟁이 예상된다.

[마켓인사이트] '채용정보 1위' 잡코리아 매물로 나왔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잡코리아를 보유한 PEF 운용사인 H&Q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잡코리아 매각에 본격 나섰다. 매각 대상은 H&Q 보유 지분 100%다. 국내외 PEF와 SI 등 인수 후보를 상대로 사전 마케팅을 한 뒤 티저레터(투자안내서) 배포 등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인수전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PEF 등이 H&Q에 개별적으로 인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잡코리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500억원에 육박한 것을 고려할 때 거래 금액은 최소 5000억원 안팎, 인수전이 과열되면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高성장 알바몬 보유한 잡코리아
"인수가격 최대 7000억~8000억"


잡코리아는 국내 온라인 채용정보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풀타임(전임근무) 채용정보 사이트 ‘잡코리아’와 함께 아르바이트 등 파트타임 채용을 중개하는 ‘알바몬’을 운영하고 있다. 풀타임과 파트타임 채용 플랫폼을 모두 보유하며 국내 온라인 채용정보 시장에서 40%대 점유율(2018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20%대 점유율을 갖고 있는 2위 업체 사람인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다.

[마켓인사이트] '채용정보 1위' 잡코리아 매물로 나왔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연평균 20%대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평생 직장 개념이 점점 희박해지고 기업의 채용 방식도 수시 채용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채용정보 사이트를 통한 구직 및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잡코리아는 이런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한 채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PEF)를 비롯한 다양한 인수 후보들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하고 있는 이유다.

잡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H&Q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 EBITDA가 15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6년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인수 후보들은 특히 알바몬을 ‘알짜 매물’로 주목하고 있다. 알바몬은 파트타임 채용 플랫폼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알바몬 매출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풀타임 채용정보 사이트 ‘잡코리아’ 매출을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잡코리아 거래가가 적게는 5000억원에서 많게는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조(兆) 단위 규모의 대형 펀드를 조성한 국내외 PEF들이 많은 데 비해 대형 인수합병(M&A) 매물은 상대적으로 적어 인수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잡코리아와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미국의 링크트인을 262억달러(약 31조원)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잡코리아는 현금 창출력이 뛰어나고 시장 전망도 좋아 PEF들이 높은 관심을 가질 만한 매물”이라며 “매각 측과 인수자 간 가격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가 매각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들도 잡코리아가 갖고 있는 각종 채용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시너지를 낼 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며 “거래가는 잡코리아 데이터의 질과 양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H&Q는 잡코리아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인수 7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한다. H&Q는 2013년 말 몬스터월드와이드로부터 잡코리아 지분 49.9%를 약 95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잔여 지분 50.1%를 약 1100억원을 들여 추가 매입했다.

김채연/이동훈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