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은 새봄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나들이가 시작되는 시기다. 그러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봄 여행이 망설여진다. 게다가 섬 여행을 떠나려는 상춘객들은 반드시 타야 하는 여객선의 공동 공간이 부담스럽다. 불특정한 여객들과 배에서 대면하지 않고 도보로 들어갈 수 있는 섬을 찾아볼 만하다. 인천에는 육지와 섬, 섬과 섬 사이에 교량이 많이 건설돼 있어 의외로 호젓한 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선재도와 영흥도

경기 안산의 대부도에서 약 550m 길이의 선재대교를 이용하면 배를 타지 않고 차량으로 선재도(仙才島)에 갈 수 있다. 이 섬은 ‘선녀들이 해변의 굴곡이 아름답고 물이 맑아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나다.

선재대교를 건너자마자 아담한 섬이 보인다. 작은 무인도로 신비의 바닷길을 품고 있는 목섬이다.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작은 섬이지만 바닷물이 빠지면 왕복 1㎞의 모래길이 등장한다.

영흥도는 2001년 개통한 영흥대교(1.2㎞)를 통해 선재도에서 바로 입도할 수 있다. 십리포 해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사나무 군락지가 장관을 이룬다. 장경리 해변에서 사륜 바이크를 빌려 타고 섬 주변을 바닷바람과 함께 달릴 수 있다.

무의도

2023년 개장 예정인 ‘무의 쏠레어 해양복합리조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무의도도 배를 타지 않고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육지와 연결된 잠진도와 통하는 연도교(일명 무의대교)가 지난해 4월 개통됐다.
무의도로 들어가는 연도교(무의대교).   인천관광공사 제공
무의도로 들어가는 연도교(무의대교). 인천관광공사 제공
무위도에는 완만한 백사장과 해상탐방로가 있는 하나개해수욕장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승마, 오토바이, 집라인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 길이 2.48㎞의 해안둘레길 ‘무의바다누리길’이 있어 가족과 함께 산책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무의도에서는 걸어서 소무의도로 들어갈 수 있다.

바다 위 인도교에서 잠시 멈춰 봄바람을 머금어 보는 것도 힐링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무의도 옆에는 영화를 통해 알려진 실미도가 있다.

신시모도와 장봉도

그래도 섬은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야 제맛이라는 여행객들은 신시모도에 가볼 만하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10분이면 도착하는 신도, 시도, 모도를 말한다. 세 개 섬 사이에 다리가 연결돼 있어 삼형제 섬이라고 불린다.

삼형제 섬 중 가장 큰형 신도는 178m의 구봉산을 트래킹하며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낮에는 송도국제도시, 영종도, 인천대교, 인천국제공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야경을 보기 위해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산에 오르는 사람도 많다.

시도에는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수기해변’이 있다. 해변에 물이 빠지면 갯벌이 펼쳐지면서 전통적인 어로 방식인 ‘독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독살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해안가에 쌓아 놓은 돌담을 말한다.
모도에 있는 배미꾸미 조각공원.   인천관광공사 제공
모도에 있는 배미꾸미 조각공원. 인천관광공사 제공
모도에는 배미꾸미 해변과 조각공원이 대표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배미꾸미는 해변 모양이 배 밑구멍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각가 이일호 씨가 해변 풍경에 반해 작업실을 이곳에 옮겨 완성된 작품을 해변에 하나둘 설치하면서 조각공원이 됐다. 모도를 방문한 사람들의 인증샷 명소로 유명하다.

장봉도는 신시모도에 관광객을 하선시키고 다시 20~30분 이동해야 도착하는 섬이다. 회로 즐길 수 있는 조개 일종인 상합의 국내 최대 생산지다.

옹암해변에서는 바지락, 상합, 굴 등 신선한 어패류가 가득해 갯벌 체험에 적합하다. 갯바위에서는 망둥어와 노래미 등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