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학조사 비상출동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신천지 신도가 들렀던 광주 남구의 한 건물에 보건당국 관계자와 경찰이 역학조사 등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역학조사 비상출동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신천지 신도가 들렀던 광주 남구의 한 건물에 보건당국 관계자와 경찰이 역학조사 등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당국이 전국 신천지 교인들의 신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고 나서야 신천지 신도임을 뒤늦게 알리는 ‘샤이(shy) 신천지’들이 코로나19의 전파 통로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4일 “연락 두절 상태인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 242명을 추적하기 위해 대구지방경찰청 내 경찰 618명을 투입했다”며 “이틀 만에 239명과 연락이 닿았고,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남은 3명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신천지 교단에 경기도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둔 신도 명단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촘촘한 방역과 역학조사를 위해 시설 목록도 중요하지만 신도 명단을 확보하는 게 더 시급한데 신천지 측은 질병관리본부 등 중앙부처와만 의논하겠다는 태도”라며 “세부적인 신도 자료를 경기도에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신천지 측으로부터 통보받은 대구집회 참석자 중 검사를 거부한 열 명 가운데 두 명이 확진됐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의 59.8%인 456명은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에는 신도뿐만 아니라 신도 가족이나 접촉한 사람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신천지 교인들이 자신의 종교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 예방 업무 총괄 직원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인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직원이 격리 통보 전까지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어머니에게 간을 이식해준 딸이 확진판정을 받고도 이식수술이 다 끝난 뒤에야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욱 신천지문제전문상담소 목사는 “신천지를 믿는 게 공개되면 사회적으로 매장될 것을 우려하는 탓에 가족들도 신천지를 믿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정부가 신천지의 협조를 구할 게 아니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교인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신천지가 공개한 국내 시설 1100곳 외에도 신천지가 운영하는 이른바 ‘위장교회’가 100여 곳 더 있다고 주장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