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낙연 "어떤 대한민국 만드냐의 선택…통합당, 미래제시 없다"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에는 "당 지도부에서 논의한 바 없다"
"코로나 사태, 당장 예비비로 가능하지만 필요한 단계서 추경"
총선 연기 질문에 "설마…코로나19, 일정 시기 되면 안정기될 것"
"21대 국회, 치우치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돼야…협치 스펙트럼 넓게 봐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4·15 총선과 관련, "민주당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를 가지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미래통합당은 그것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이 총선 프레임으로 내걸고 있는 '정권심판론'에 대해 "지난날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래서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이냐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통합당은 그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과 관련해선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알지만, 당 지도부에서 논의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정부의 코로나19 초동 대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

초기에 중국인 입국금지를 전면적으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존중해왔다.

중국 후베이성을 최근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해당 지역을 방문한 내국인에 대해선 14일 자가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다른 성 방문자·체류자에 대해서도 비자 발급, 비행기 탑승 전·후 등 단계마다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고 실제로 중국인 입국이 대폭 줄었다.

국내 감염 경로를 보면 중국을 방문한 내국인에 의한 전염이 훨씬 많다.

따라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런 저런 말을 해서 혼란을 야기하는 것보다는 정부의 조치를 지켜보며 협력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민주당이 정부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보나.

▲ 예비비가 3조원 있으니 당장의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 코로나19 방역뿐 아니라 경기 대처까지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더 필요한지를 봐서 필요한 단계에 추경도 할 수 있다.

-- 당 차원에서 선거운동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 다중집회는 국민에게 많은 불안감을 주기 때문에 자제하는 게 옳다.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비대면 방식으로, 정책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다.

--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총선 연기 가능성은.
▲ 설마요.

언제라고 장담은 못 하겠지만 일정한 시기가 되면 상황 종료까지는 아니어도 안정기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 당내에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강서갑 공천 논란 등 악재가 잇따랐는데 앞으로 악재가 발생한다면 어떤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인가.

▲ 최단 시간 내에 정리하고 넘어가는 체제로 가야 한다.

지금부터는 공천에 얽힌 잡음이 민주당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나올 수 있는데 가장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 통합당의 '정권심판론'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민주당 선대위를 '미래 선대위'라고 이름 붙인 것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냐를 가지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그것을 그다지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지난날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래서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이냐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 민주당의 미래 비전은 어떤 것인가.

▲ 지금 굵은 범주로 하면 20여개, 세부적으로 나누면 100개가 넘는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고통 등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담은 공약을 이번 주부터 차근차근 내놓을 것이다.

--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의석수 목표는.
▲ 어디에선가는 그런 계산을 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선거를 하지 않는다.

선거의 득실을 떠나 지금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해나가며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선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 민주당 일각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 그런 이야기가 있는 건 알지만 당 지도부에서 논의한 적이 없다.

-- 비례정당이 추진될 경우 그에 대한 입장은.
▲ 가상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건 이상하다.

아직까지 아는 바가 없다.

-- 정의당 등 범여권 정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은.
▲ 지금까지는 당내에서 전혀 거론된 적이 없다.

--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비공개 방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하위 20% 대상자에 대해 점수의 20%를 감점하겠다고 해놓고 공개까지 하면 이중의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닌가.

불공정한 일이라고 본다.

-- 종로 상대 후보인 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지역에서 마주친 적이 있나.

▲ 새마을금고 정기총회 시즌을 맞아 여러 번 마주쳤다.

서로 '수고하시네요, 애쓰시네요, 힘드시죠' 정도의 말을 주고받았다.

-- 황 대표의 강점은 무엇이라 보나.

▲ 연구해보지 않았다.

-- 황 대표와 비교했을 때 이 위원장의 강점은 무엇인가.

▲ 총리 재임 기간에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 메르스를 성공적으로 막았고, 강원도 산불이나 태풍은 대처 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언론, 국회의원 4선, 지방자치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 21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 있는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유능한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

또 광장에서 국민의 주장이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극단으로 질주하는 현상을 국회가 수렴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치우치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 21대 국회에서 협치 문제가 나올 것으로 보나.

▲ 나와야 한다.

협치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게 볼 필요가 있다.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선 역할은.
▲ 본인의 판단을 존중하며 그분이 편하게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