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질린 금융시장…코스피 83P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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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코로나 패닉'
환율 6개월 만에 1220원 돌파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
환율 6개월 만에 1220원 돌파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24일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 여파로 4% 가까이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원 올라(원화 가치 하락) 6개월 만에 달러당 1220원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퍼지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83.80포인트(3.87%) 내린 2079.04로 마감했다. 두 달 반 만에 2100선을 내줬다. 낙폭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던 2018년 10월 11일(-4.4%) 후 1년4개월 만의 최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8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26일(8576억원) 후 최대다. 코스닥지수는 28.70포인트(4.30%) 내린 639.29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증시 시가총액이 67조원 줄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정부가 전날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리면서 투자심리가 뒤흔들렸다”며 “중국은 확산세가 진정되는 데 비해 국내에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증시 낙폭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8%), 대만 자취안지수(-1.30%)보다 훨씬 컸다. 일본 증시는 국왕 생일을 맞아 휴장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원 오른 달러당 1220원20전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 13일(1222원20전) 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환율 쏠림현상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구두 개입성 발언을 했지만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외국인 7860억 투매, 시총 67조 증발
원화가치 6개월 만에 최저
금융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두 달 만에 2100선이 붕괴했고 원화가치가 6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67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올해도 ‘세계 꼴찌’ 코스피
24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786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여파로 3.87%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4.30% 하락했다. 한국 증시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코로나19의 진원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8% 떨어지는 데 그쳤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이터상으로 중국 확진자가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 활동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는 외부 활동과 차량 통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증시가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5.40% 하락해 등락률이 ‘세계 꼴찌’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62%), 대만 자취안지수(0.35%), 일본 닛케이225지수(0.78%·21일 종가 기준), 미국 S&P500지수(3.31%·21일) 등에 한참 뒤처졌다.
한국 증시의 저조한 성적은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정책 실패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외신들이 모두 한국 확진자 급증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하는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좋을 리가 없다”며 “부양책 기대도 중국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을 빼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국내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약해진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내 증시 반등 여부는 중국 공장들의 가동률 상승, 국내 확진자 증가세 둔화,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 등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1~2주가 고비”라며 “지금은 경기 회복이 조금 늦춰질 뿐이라는 희망이 남아있지만 확산 속도가 둔화되지 않으면 경기 반등 기대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1250원대까지 오를 것”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10원을 돌파한 뒤 오름세를 이어가다 시장 마감을 앞두고 1220원을 넘어서 1220원20전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13일(1222원20전) 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 8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8일 후 이날까지 30원70전 상승했다.
외환시장 개장을 앞두고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다”며 “비정상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는 준비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내수·수출이 코로나19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했다”며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30~125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도 흔들리자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있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론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3%포인트 내린 연 1.139%, 5년 만기 국고채는 0.031%포인트 떨어진 연 1.236%로 마감했다. 모두 한은 기준금리(연 1.25%)를 밑돈다.
김익환/임근호 기자 lovepen@hankyung.com
코스피지수는 이날 83.80포인트(3.87%) 내린 2079.04로 마감했다. 두 달 반 만에 2100선을 내줬다. 낙폭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던 2018년 10월 11일(-4.4%) 후 1년4개월 만의 최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8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26일(8576억원) 후 최대다. 코스닥지수는 28.70포인트(4.30%) 내린 639.29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증시 시가총액이 67조원 줄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정부가 전날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리면서 투자심리가 뒤흔들렸다”며 “중국은 확산세가 진정되는 데 비해 국내에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증시 낙폭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8%), 대만 자취안지수(-1.30%)보다 훨씬 컸다. 일본 증시는 국왕 생일을 맞아 휴장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원 오른 달러당 1220원20전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 13일(1222원20전) 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환율 쏠림현상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구두 개입성 발언을 했지만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외국인 7860억 투매, 시총 67조 증발
원화가치 6개월 만에 최저
금융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두 달 만에 2100선이 붕괴했고 원화가치가 6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67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올해도 ‘세계 꼴찌’ 코스피
24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786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여파로 3.87%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4.30% 하락했다. 한국 증시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코로나19의 진원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8% 떨어지는 데 그쳤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이터상으로 중국 확진자가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 활동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는 외부 활동과 차량 통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증시가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5.40% 하락해 등락률이 ‘세계 꼴찌’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62%), 대만 자취안지수(0.35%), 일본 닛케이225지수(0.78%·21일 종가 기준), 미국 S&P500지수(3.31%·21일) 등에 한참 뒤처졌다.
한국 증시의 저조한 성적은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정책 실패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외신들이 모두 한국 확진자 급증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하는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좋을 리가 없다”며 “부양책 기대도 중국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을 빼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국내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약해진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내 증시 반등 여부는 중국 공장들의 가동률 상승, 국내 확진자 증가세 둔화,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 등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1~2주가 고비”라며 “지금은 경기 회복이 조금 늦춰질 뿐이라는 희망이 남아있지만 확산 속도가 둔화되지 않으면 경기 반등 기대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1250원대까지 오를 것”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10원을 돌파한 뒤 오름세를 이어가다 시장 마감을 앞두고 1220원을 넘어서 1220원20전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13일(1222원20전) 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 8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8일 후 이날까지 30원70전 상승했다.
외환시장 개장을 앞두고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다”며 “비정상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는 준비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내수·수출이 코로나19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했다”며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30~125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도 흔들리자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있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론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3%포인트 내린 연 1.139%, 5년 만기 국고채는 0.031%포인트 떨어진 연 1.236%로 마감했다. 모두 한은 기준금리(연 1.25%)를 밑돈다.
김익환/임근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