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이 지난 20~21일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 지분 1%를 장내에서 추가로 사들였다고 24일 공시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보유 지분율은 10%에서 11%로 늘어났다.

델타항공은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공동 운항 등을 통해 사업 협력을 하고 있는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에서 조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조 회장은 자신에게 반기를 든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과 한진칼의 경영권을 놓고 대결 중이다. 양측은 올 들어 잇따라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 경쟁을 하고 있다. 한진칼 주주명부가 지난해 12월 26일 폐쇄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3월 25일)에선 의결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주총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델타항공의 지분 추가 매입으로 조 회장 측 지분율은 35.45%로 늘어났다.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조 회장 일가(22.45%)와 델타항공, 카카오(2% 추정) 등이 확보한 지분을 더한 수치다. 3자 연합 측은 KCGI(17.29%), 반도건설(13.3%), 조 전 부사장(6.49%) 등이 37.08%를 갖고 있다. 반도건설이 올 들어 5% 넘게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양측의 지분율이 역전됐다.

KCGI도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타금융기관이 한진칼 지분 0.54%를 매수했다. 그동안 한진칼 지분 거래 주체 가운데 기타금융은 KCGI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의 사내 게시판엔 최근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을 제안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차익 실현이 목적인 투기 세력에 맞서 직원들이 주식을 사서 힘을 보태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대한항공 임직원과 관련 단체 명의로 된 한진칼 지분율은 3.8%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