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신천지 통해 퍼뜨렸다?…또 하나의 바이러스 '코로나 괴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와 관련한 ‘괴담’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층을 뜻하는 ‘문빠’들 사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신천지교회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친(親)문재인 성향 사이트인 82쿡에는 25일 ‘(코로나19 사태는) 질병이 아니라 테러’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코로나19 의심환자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들(통합당)의 총선 공작이라 100%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둘의 유착관계가 박정희 때부터다. 언론과 검찰도 한패라 조사를 안 한다”며 “질병이 아니라 테러 사건으로 봐야 한다. 정부가 대처를 못 했네 하는 것들은 우습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합리적 의심이다” “4·15 총선을 방해하기 위한 테러 맞다” “정부 탓을 할 수 없다”는 동조 댓글이 달렸다.

친문 성향의 한 다음 카페에는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의 명칭이 신천지에서 따왔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야당이) 총선도 얼마 안 남았고 이도 저도 안 통하니까 작정하고 퍼트렸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쓰레기 집단이라 더 의심된다” “시기가 딱 들어맞는다. 총선이 얼마 안 남았고…”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친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보배드림 등에서는 ‘미래통합당 로고의 진실’이라는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북 전주시의 신천지교회 입주 건물 모양이 통합당 로고와 비슷하다는 내용이다. 해당 글에는 “그럴 줄 알았다” “빼박(빼도 박도 못 한다의 준말)이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코로나19 관련 괴담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서는 미국 작가 딘 쿤츠가 1981년 쓴 소설에 중국 정부가 우한시에서 개발한 생화학 무기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코로나19는 중국 정부가 만든 생화학 무기’라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는 “이 같은 의혹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를 촉발할 수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대응 점검회의에서 “불신과 불안을 조장하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적대로 괴담과 음모론은 이번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사회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국민적 협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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