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전산 기록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수시입출금통장의 기본 이율을 내리기로 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1일부터 모든 수시입출금통장의 기본 이율을 연 0.1%로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평균 잔액 5000만원 이상에는 연 0.2%, 5000만원 미만엔 연 0.1%의 이율을 적용했다. 5000만원 이상을 수시입출금통장에 맡겨도 별다른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됐다. 연금 수급통장 등에 적용되던 각종 우대이율도 일제히 0.25%포인트씩 인하된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 이번 조치의 주된 배경이다. 경기 불황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것도 이율 인하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은행에서도 추가 인하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나은행도 수신이율 인하를 검토 중이다. 은행권 안팎에선 가뜩이나 ‘쥐꼬리’인 예금 이율이 더 내려가는 데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바닥 뚫는 예금금리 "1억 맡겨도 고작 年 0.1%"
정기예금 금리도 곤두박질


신한은행이 14년 만에 수시입출금통장의 이율을 내리기로 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내려간 데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연간 순이익 목표를 이례적으로 작년에 비해 낮춰 잡을 만큼 경영환경도 불투명하다.

일부에서는 소비자 반발이 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금 금리는 이미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추가 인하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단독] 신한은행, 수시입출금통장 금리 年 0.1%로 내린다
예금 금리 줄줄이 내려갈 수도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1일부터 모든 수시입출금통장의 기본 이율을 연 0.1%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카드 결제 통장 등에 적용되던 우대이율도 일제히 낮춘다. 이율 하락폭이 크진 않지만 일부 소비자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바닥에 붙어 있는 금리를 더 낮추는 건 지나치다’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은행의 수시입출금통장 이율도 잇따라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은행권에선 ‘아무리 이율이 낮은 수시입출금통장이어도 고액을 맡기는 고객은 우대해야 한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얼마를 맡기든 연 0.1%를 주는 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개 은행 모두 평균 잔액 5000만원 이상에 대해선 이율을 차등 적용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5000만원 이상엔 연 0.2%의 이자를 준다. 국민은행은 연 0.15%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2016년 8월 전까지는 5000만원 이상엔 연 0.3%를 적용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신이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 커지는 은행권

은행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이율도 최근 계속 하락세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정기예금 이율을 잇따라 내렸다. 국민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율을 연 1.5%에서 연 1.3%로 0.2%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도 연 1.4%에서 연 1.1%로 0.3%포인트 인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상품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조정과 시장금리 변동 등을 살피면서 신중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쥐꼬리 이자’를 둘러싼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는 데 따른 고민이 많다. ‘은행에 돈을 맡겨서 뭐 하냐’는 식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지는 게 가장 두려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수신이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들의 토로다. 수시입출금통장의 이율까지 내리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막바지까지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순이익 목표를 낮춰 잡았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던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는 것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 역시 올해 수익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아졌는데 수신상품 금리를 그대로 두는 것은 은행에 손해일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