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860년대 러시아에서 일어난 살해사건을 통해 모순과 욕망, 선과 악이 혼재하는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5일 오후 대학로 자유극장에서는 제작사 과수원뮤지컬컴퍼니가 마련한 프레스콜이 창작진과 주요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작품은 2017년 두 차례 쇼케이스를 거친 후 2018년 초연돼 새롭고 강렬한 무대로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오세혁 연출은 2년 만의 재연 무대에 대해 "원작이 워낙 방대하고 치열하고 깊어서 초연 때부터 10년을 바라보며 가자고 얘기했다"며 "초연에서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관객에게 에너지를 얼마나 줄 수 있는가를 생각했다.
극장 문을 나서면서 저희가 전한 에너지가 살아가는 데 조금의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무대는 장례식장, 성당, 동굴, 감옥 등을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오세혁 연출은 "아버지의 장례식장 같으면서도 무언가 거룩한 일이 벌어지는 성당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비밀스러운 일이 진행되는 카타콤 같은 것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피아니스트가 무대 중앙 뒤편에 자리해 줄곧 연주하며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객이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피아니스트의 세밀한 표정과 감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진욱 음악감독은 "애초 피아노 반주도 다 같은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같은 배역도 배우에 따라 느낌이 다르듯 피아니스트에 따라 공연이 다른 느낌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었다"고 했다.
또 "피아니스트가 어떤 부분에서는 격렬하게 연주하고 배우들이 슬픈 연기를 하면 슬픔을 연주하는 방식으로 창작했다"고 덧붙였다.
평생을 탐욕스럽고 방탕하게 살아온 아버지 '표도르' 역은 김주호·심재현·최영우가, 첫째 아들 '드미트리' 역은 서승원·조풍래·이형훈이, 둘째 아들 '이반' 역은 유승현과 안재영이, 막내아들 '알료샤' 역은 김지온과 김준영이 맡는다.
'스메르쟈코프' 역은 이휘종·안지환·박준휘가 연기한다.
김주호는 "기다렸던 작품을 2년 만에 다시 올리게 돼 기쁘다.
한 줄의 대사와 가사들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런 노력이 어려운 시국에서도 결실을 보고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재연 무대에 다시 선 소감을 밝혔다.
재연으로 작품에 처음 합류한 유승현은 "인간 본성의 모순에 집중하고 싶었고 대신문관 노래에서도 나타나지만 나약한 인간 군상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