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망친 여자'로 7번째 호흡
김민희 "홍상수, 잘 잡아줬다" 신뢰 표해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도망친 여자'의 첫 공식 일정인 프레스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가 참석했다.
'도망친 여자'는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로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김민희 외에도 김민,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신석호 등이 출연한다.
이날 현장에는 국내 행사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나란히 자리했다. 두 사람은 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하면서도 중간 중간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앞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혼외 열애 중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후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연인 사이임을 발표했다.
이날 홍상수 감독은 영화 제목인 '도망친 여자'의 정체와 그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인지 묻자 "결정하지 못했다. 결정할 수 있었지만 그 전에 멈췄다. 이 영화를 보고, 제목을 보고 관객이 느끼기를 바란다"면서 "이 영화의 모든 여자가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친다. 수감되지 않으려고, 또는 불만족으로부터도 도망친다"고 설명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평소 홍상수 감독은 영화 촬영에 앞서 각본을 미리 쓰지 않고 촬영 당일날 배우들에게 대본을 주고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연출 방식에 대해 묻자 김민희는 "감독님이 주신 대본을 잘 외워서, 대본대로 잘 전달하면 의미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연기가 의도에서 벗어났을 때는 감독님이 잡아 주신다"라고 덧붙였다.
'도망친 여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7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그간 두 사람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시작으로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풀잎들', '강변호텔'를 함께했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초청 역시 수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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