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하이브리드 SUV 경쟁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는 11만219대로 전년(9만3051대)보다 18.5% 증가했다. 친환경차 내수 판매가 10만 대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하이브리드카가 7만5966대 판매돼 전년 대비 68.9% 늘었다. 이어 순수 전기차 2만9683대(0.8%), 수소전기차 4194대(463.7%) 순으로 증가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은 376대로 전년 대비 48.5%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있다. 올해도 ‘친환경차 대전’이 펼쳐질 것이란 얘기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다. 세단보다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기아자동차는 다음달 중형 SUV 쏘렌토의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시작한다. 국내 중형 및 대형 SUV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온 차종은 쏘렌토가 처음이다.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된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230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35.7㎏f·m이다. 연비는 L당 15.3㎞(5인승, 17인치 휠, 2WD 기준)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한 뒤 계속 시장을 넓히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이달 준대형 SUV인 뉴 RX 판매를 시작했다. 4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RX에는 하이브리드 450h, 하이브리드 롱 보디 450hL 모델이 포함됐다. 단 RX450hL은 다음달 18일부터 판매된다. 모두 3.5L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올라간다. 포트분사와 직분사를 함께 사용하는 D-4S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이 적용됐다.
이 밖에 볼보자동차의 대형 SUV인 XC90(플러그인하이브리드), 도요타의 중형 SUV인 RAV4(하이브리드), 포르쉐의 카이엔(하이브리드), 렉서스의 UX(하이브리드) 등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첫 신차로 더 뉴 GLC를 내놓으면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점점 커지는 전기차 시장
국내 전기차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는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이다. 시장에 나온 지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대수 2만4780대를 기록하면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400㎞가 넘는 긴 주행 거리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이 밖에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 한국GM 볼트 EV, 르노삼성자동차 SM3 Z.E.가 국산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불모터스는 올 상반기 푸조 e-2008과 e-208을 내놓는다. DS3 크로스백의 전기차 버전인 E-텐스도 판매를 앞두고 있다. 100㎾ 모터와 50㎾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로 주행 가능 거리는 300㎞다. 아우디코리아의 전기 SUV인 e-트론도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500㎞(유럽 기준)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소형 전기차인 르노 조에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100㎾급 모터를 적용해 최고 135마력을 낸다.
기아차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내년에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을 내놓는다. 2025년에는 모든 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을 갖추고, 친환경차 판매 비중 25%를 달성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중국 외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50만 대를 포함해 친환경차 10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