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불안감 못 숨기는 하원 주류와는 극명 대조"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질주하는 버니 샌더스(78·버몬트) 상원의원을 두고 민주당 내 하원 주류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당내 상원의 기득권 핵심세력은 샌더스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뜬히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현지시간) 관측했다.

초반 경선 판세에서 다른 후보들을 뒤로 밀어내고 홀로 치고 나온 데다 눈 튀어나올 정도의 모금 실적을 자랑하는 샌더스의 부상을 그와 상원에서 13년을 동고동락해온 베테랑 의원들은 오히려 차분한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미 민주 상원 기득권 세력 "샌더스가 트럼프 이길 수 있어"
원내 다수를 점하는 하원에서 민주당 주력 의원들이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시각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것이 이 매체의 진단이다.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하며 초반 레이스를 뛰었던 커스텐 질리브랜드(민주·뉴욕) 상원의원은 "난 진짜 그(샌더스)가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질리브랜드는 "지금껏 버니가 우리에게 보여준 건 엄청나게 열성적인 지지층을, 그것도 매우 광범위하게 지니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어떤 수준의 캠페인에서도 필요한 첫 번째 무기이자, 특히 레드 지역(공화당 우세주)이나 퍼플 지역(민주·공화 경합주)에서는 더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

톰 우달(민주·뉴멕시코) 상원의원도 "샌더스 의원이 전국 단위에서는 트럼프와 대등하고(even), 네바다에서 이긴 걸 보면 그가 인구통계학적으로 어디에서든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는 매우 강해 보인다"고 거들었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난 절대적으로 버니(샌더스)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는 매우 잘해왔고, 그의 연정(구상)은 현실적이며 매우 인상적이다"고 치켜세웠다.

반대로 당내 기류에서는 샌더스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상원 탈환 전선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특히 이른바 선벨트로 불리는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버몬트 무소속 출신 급진성향의 샌더스는 향후 민주당의 상원 선거 레이스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전망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을 지지한 당내 중도파 조시 코트하이머(민주·뉴저지) 하원의원은 "난 내가 틀리기를 바란다.

하지만 버니는 이미 민주당에 전쟁을 선포한 것처럼 보인다"고 씁쓸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