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가 사흘간 2조원 넘게 ‘팔자’에 나서는 등 한국 증시를 이탈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의 반등세가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코스피지수는 26.84포인트(1.28%) 떨어진 2076.77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8839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2013년 6월 13일(9551억원) 후 6년4개월여 만의 최대였다.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누적 순매도액은 2조4343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거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뚜렷해진 데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원60전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216원90전으로 마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받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