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칼럼] '관군(官軍)'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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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군' 책임 맡은 여당에서
난데없이 '의병·민병대론' 돌출
전문가 무시하고 책임 안지는
'비주류 사고 방식' 드러낸 것
'코로나 대재앙'서 잘못 깨우쳐야
이학영 논설실장
난데없이 '의병·민병대론' 돌출
전문가 무시하고 책임 안지는
'비주류 사고 방식' 드러낸 것
'코로나 대재앙'서 잘못 깨우쳐야
이학영 논설실장
![[이학영 칼럼] '관군(官軍)'은 어디로 갔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07.14213011.1.jpg)
‘의병’은 우리 역사에서 전란(戰亂)의 고비 때마다 등장했고, ‘민병대’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등 정정(政情)이 혼미한 국가에서 지금도 활약하고 있다. 이름이 다를 뿐 두 조직은 ‘백성(민간)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비정규 군대’라는 점에서 똑같다. 공통점은 또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군대, 즉 관군(官軍)이 시원찮을 때 활동 공간이 생긴다는 점이다. 관군이 국가 정규군답게 제대로 된 체계와 편제를 갖추고 임무를 다하는 곳에선 생겨날 여지가 없다. 아무리 비유법을 쓴 것이라고 해도, ‘관군’을 조련하고 발전시킬 책임을 맡은 집권당 인사들이 의병·민병대를 입에 올린 것은 그래서 부적절하다.
청와대와 여당이 국정을 논의·결정·집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를 무시하고, 배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도 ‘민병대 사고방식’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민병대는 본질적으로 비주류이며, 시스템이 아니라 ‘울분’과 ‘사명감’이 조직 작동의 기본 동력(動力)이다. ‘비주류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집단에서 전문가는 뒷전으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하는 일 상당수가 그런 오류에 빠져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 온 나라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날벼락’을 안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부터가 그렇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 감염질환이 국내에 급속하게 확산된 첫째 원인이 ‘전문가 무시’다.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전염 초기부터 “국내 감염을 차단하려면 중국 전역으로부터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고 숱하게 건의했지만 정부는 귀를 막았다. 정부 내 주무기관인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같은 건의를 했지만 헛수고였다. 심지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부랴부랴 소집된 대통령 주재 ‘범의학계 전문가 초청’ 수석·보좌관회의에도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관계자들은 배제됐다.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