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이 국내 1위 환경 플랫폼 업체인 환경관리주식회사(EMC) 매각에 돌입했다. EMC는 하수·폐수처리시설 운영을 비롯해 폐기물 소각·매립 사업을 하는 환경업계의 ‘공룡’ 업체로 꼽힌다. 거래 가격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몸값 1조원' 환경업체 EMC 매물로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EMC 매각을 위한 공동 자문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을 선정했다.

EMC의 모체는 1997년 환경관리공단의 100% 자회사였다가 2007년 코오롱그룹에 인수된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수처리사업부다. 2015년 EMC가 분할될 때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2대 주주였던 어펄마캐피탈(당시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이 1200억원에 사들였다.

어펄마캐피탈은 2009년 코오롱워터앤에너지에 투자한 이후 11년 만에 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국내 기업 및 글로벌 PEF들이 EMC 인수에 관심을 보이자 매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인수자들은 EMC를 사들인 뒤 추가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 1조원' 환경업체 EMC 매물로
어펄마캐피탈은 EMC를 인수한 뒤 4년 동안 충청·경기·서남·경인·경북환경에너지와 와이에스텍 등 6개 업체를 추가로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2015년 인수 시점에는 정부 및 민간의 하수·폐수처리시설을 관리(수처리)하는 회사였는데, 지금은 폐기물 소각과 매립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 환경업체로 변모했다. EMC는 현재 전국 2000여 개의 하수·폐수처리시설을 비롯해 인천 등 네 곳에 소각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2016년 2140억원에서 지난해 3808억원으로 77.9% 불어났다.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01억원에서 822억원으로 여덟 배로 늘어났다. 올해 예상 EBITDA는 1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최근 폐기물 등 환경업체의 거래 가격이 EBITDA의 12~14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EMC의 거래금액은 1조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MC가 인수한 6개사의 실적이 모두 증가하며, 투자사를 선별해 육성하는 플랫폼 회사로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경쟁사들과 달리 사회간접자본(SOC) 수주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에 달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SOC는 초기에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지만 일단 수익이 나면 최소 10년에서 최대 20년 동안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물로 나온 동종업체 코엔텍이 경북으로 한정된 것과 달리 EMC는 전국 규모의 사업과 영업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어펄마캐피탈은 2019년 8월에 경영자인수방식(MBO)을 통해 영국 SC그룹에서 독립했다. 누적 운용 규모(AUM)는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