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에서 26일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날 한·미 군당국이 예정했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조정 발표가 연기됐다. 군 일각에선 한국군 내 확진자와 격리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주한미군 내 감염자까지 나오면서 연합훈련 취소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주한미군에 따르면 경북 칠곡에 있는 주한미군 캠프 캐럴 기지에 근무하는 미군 병사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지난 24일 대구 캠프 워커 기지에 살고 있는 주한미군 가족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있지만, 주한미군 병사가 감염된 건 처음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예정됐던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 사령부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표도 연기됐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연합훈련 일정 및 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 내 첫 감염자가 나온 데 대해 미군 측에서 상당히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훈련 취소를 포함한 모든 안을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연합훈련이 취소되면 문재인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한·미 간 2022년 전시작전권 전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현재 한국군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육군 13명, 해군 1명, 공군 5명, 해병 1명 등 전날보다 2명 늘어난 총 20명으로 집계됐다. 군내 별도 격리자 수는 9570명에 달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