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되면 피해 눈덩이"…주요 시설 폐쇄, 24시 상황실 가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24시간 가동하는 철강, 에너지, 석유화학 관련 공장들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날 월성원전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원전과 에너지 등 장치산업체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장치산업의 특성상 확진자가 발생하면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차단하라"…24시 가동 에너지·석유·철강산업 '초비상'
◇ "가동 멈추면 수백억 피해"…석유화학 업체 초긴장
석유화학 업체가 밀집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 공장들은 매일 방역을 하고 주요 시설을 폐쇄하는 등 초비상 상태다.

LG화학 여수공장은 통근 버스와 다중이용시설을 2차례 소독하고 외부인의 사무실 출입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단체 회의나 행사, 부서별 회식을 금지했으며 여수 외 다른 지역 방문은 자제하도록 했다.

GS칼텍스는 매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코로나 19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복지동에 있는 탁구장 등 체육시설을 임시 폐쇄했으며 내외부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석유화학 관련 업체 298곳이 입주한 여수산단의 상주 직원만 해도 2만4천명에 달한다.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석유화학 공정 특성상 이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공장을 '셧다운' 해야 한다.

공정을 재가동하려면 1∼2일이 걸리고 피해액만도 수백억원에 달하기에 공장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SK울산콤플렉스는 25일부터 점심시간을 3부제로 운영 중이다.

점심시간을 3부제로 운영하고, 식사할 때 맞은편과 바로 옆자리를 한 칸씩 비워 지그재그 형태로 앉도록 했다.

온산공단에 있는 에쓰오일도 25일부터 부서별로 시간을 정해 점심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몇 년 전 산단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전 공장이 셧다운 됐는데 피해액만 3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며 "1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 때문에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어 모두 초긴장 상태다"고 밝혔다.
"코로나 차단하라"…24시 가동 에너지·석유·철강산업 '초비상'
◇ "24시간 감시"…코로나 19에 잠 못 이루는 제철소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23일부터 코로나19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백운아트홀과 어울림 체육관을 폐쇄했으며, 제철소 견학도 중단하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마스크, 소독제를 지급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출입문 4곳과 제철소본부, 복지센터, 안전문화체험관, 교육관 등 15곳에 설치했다.

포항제철소는 대구지역 거주자나 방문자에 대해 코로나19 확진자 동선과 일치하면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하고 다른 인원에 대해서는 관리대상으로 관찰하기로 했다.

출장을 최소화하고 확진자 발생 및 인구밀집지역을 경유하지 않도록 안내했다.

또 사내외 휴양시설이나 다중이 모이는 체육·복지시설을 임시로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전체 출입구와 사내 식당 등 26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대구·경북을 방문한 적이 있는 직원을 파악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식당과 복지관, 통근버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소독도 하루 1회에서 이날부터 3∼4회로 늘렸다.

◇ 원전도 '비상'…외부인 방문 금지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자력본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수원 본사 근무자와 월성본부 청경이 25일 밤늦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월성본부 청경은 출입관리소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원전 가동과 직접 관련이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만약 원전 운전과 관련이 있는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원전 가동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성본부는 청경과 함께 근무했거나 동선이 겹치는 직원 60여명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했다.

출입관리소를 폐쇄한 뒤 방역에 나섰고 별도 공간을 마련해 출입관리 업무를 보고 있다.

한수원은 본사 직원이 확진환자로 분류됨에 따라 본사 직원 가운데 1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일부 필수 요원을 제외한 본사 전 직원에게 27일까지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다만, 발전소 운영을 위한 필수 인력이 빌 것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운영 중이다.

외부인의 방문을 금지하는 한편, 사무실과 구내식당에 열감지기를 설치했다.

한빛원전 관계자는 "시설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체 인력을 운영해 바로 발전소를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방역 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파, 형민우, 손대성, 장덕종, 김근주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