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인천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 축소에 돌입한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인천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 축소에 돌입한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추락 속 대형항공사(FSC)의 유럽 노선 감축 소식까지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중국과 동남아에 이어 처음으로 유럽 노선도 감축에 나섰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인천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축소한다.

우선 다음달 4일부터 28일까지 주 2회 운항하던 인천∼베네치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주 7회 운항하던 인천∼로마 노선은 다음달 6∼28일 주 4회로 감편한다.

주 4회였던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다음달 10∼28일 주 3회로 줄인다.

인천~리스본 노선은 다음달 9일부터 25일까지 주 2회에서 1회로 감축한 후 4월13일까지는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FSC의 유럽 노선 감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지역 사회에서 감염이 확인된 국가의 노선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해 해당 노선의 운항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하며 전 세계적으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노선인 미주와 유럽은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매출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에서 유럽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 수준이다.

지난해 일본여행 자제운동과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선제적으로 운항이 중단 혹은 감축된 노선은 중단거리인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노선이었다. 이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 노선이었지만 이제는 FSC들도 본격적인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추가적인 미주와 유럽 운항 축소 가능성이 불가피하다고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로 격상했다.

대한항공 역시 유럽 항공 노선 감축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각국이 한국 여행에 주의를 촉구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오는 5월까지 한국과 미주 등을 오가는 예약 취소가 단기에 급증했다"며 "외국 항공사들이 잇따라 한국행 항공편을 감축하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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