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상승에도 LG디스플레이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0원(2.06%) 내린 1만425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 연 고점(1만6600원)을 찍은 뒤 14.16% 하락했다.

희소식이 없는 건 아니었다. 2월 TV용 LCD 패널 가격이 전달보다 평균 9% 올랐다는 소식이 지난 23일 전해졌다.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LCD 패널 가격이 LG디스플레이 주가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 만큼 증권가에선 반색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이 다음달에도 10%가량 오를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LCD 가격 상승에 얼마나 도움을 받을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며 “중국에 있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의 정상 가동 시점이 지연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아직 올해 LG디스플레이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 영업손실이 2152억원으로, 지난해(1조3594억원)보다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이다.

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에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가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