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내주 초 선대위 발족 목표…황교안 "만남 일정 조정 중"
2012년 새누리당 총선·대선, 2016년 민주당 총선 승리 견인 주역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상대로 '선대위원장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황교안 대표는 다음주 초 선대위 발족을 목표로 주말까지 김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

황 대표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전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정을 조정 중으로, 김 전 대표와 (만남 일정을) 이야기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김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총선을 이끄는 구원투수로 나서 달라고 하는 만큼, '김종인 선대위'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4년전 민주당 승리 이끈 김종인, 이번엔 통합당 구원투수 나설까
김 전 대표는 올해 80세로, 6공화국 시절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냈고 5선 국회의원을 한 '백전노장'이다.

원로급에 속해 사실상 대권 등과는 멀어 보이는 김 전 대표가 총선의 계절을 맞아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승리의 남신(男神)'이라 불릴만한 그의 이력에 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지내면서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당시 경제민주화 등 새누리당의 핵심 공약을 설계해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통했고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교사'로도 알려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당선의 3대 축 가운데 하나가 '경제 김종인'이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약점이었던 경제 분야를 김 전 대표가 간단명료한 메시지로 포장해 유권자에게 각인시켰던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표의 구원투수로도 또 한 번 맹활약했다.

민주당은 호남 민심 이반과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 창당 움직임에 뒤숭숭했다.

김 전 대표는 총선을 넉달여 앞두고 선대위원장에 전격 영입돼 대대적인 물갈이를 성공시키고 총선 승리를 견인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수행하다 2017년 3월 19대 대선을 앞두고 탈당했다.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대선 패배 이후 중앙 정치권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이력을 익히 아는 통합당으로선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김종인 선대위원장 카드'라는 승부수를 띄우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을 '문재인 정권 심판' 구도로 치르려는 상황에서 경제 분야 전문가인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에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김 전 대표는 '중도층 공략'에도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대표는 민정당 국회의원이었던 1987년 개헌 때 헌법 제119조2항인 경제민주화 조항 입안을 주도했고, 6공화국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을 때는 대기업의 과다한 부동산 소유를 제한한 토지공개념을 도입했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비롯한 민주당 내 사정을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김 전 대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정부·대여 비판 메시지를 낼 경우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속한 집은 항상 총선을 이겼다.

이분이 '승리의 남신'으로 통한다"며 "화법도 명료해서 미디어전에서도 김 전 대표를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대표가 최근 2040세대의 정치 세력화를 추진하는 '시대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