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없어 집에서 대기하다 사망…대구 확진자 절반이 입원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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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루새 422명 확진
9일 만에 1132명
신천지 9000여명 검사결과 남아
경기·광주 신도 유증상자 200여명
주말 추가 확진자 속출할 듯
9일 만에 1132명
신천지 9000여명 검사결과 남아
경기·광주 신도 유증상자 200여명
주말 추가 확진자 속출할 듯
27일 대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의료진 부족으로 입원을 못한 채 사망했다. 의료진과 의료물품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확진자가 폭증하자 대구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날 1000명이 넘는 확진자 중 절반가량이 입원을 못하고 집에서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 집단감염 진원지인 신천지 신도들의 검진결과가 나오는 이번 주말까지는 대구의 환자 수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어서 ‘의료대란’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원 못한 대기환자 사망
대구에서는 이날 422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됐다. 누적 확진자가 1132명에 달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4분께 영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한 74세 남성이 호흡곤란으로 두 시간 만에 숨졌다. 국내 13번째 사망자다. 신천지 교인인 이 환자는 지난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입원을 못하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상태로 있었다. 발열 현상이 있었지만 하루 두 차례 보건소 직원의 전화 체크만 받았을 뿐 치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대구 확진자 1132명 가운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600명 안팎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긴급 병상을 확보해 150명을 추가 입원시켰지만 나머지 530여 명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의료진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폭증하는 환자 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주일 전부터 대구에 병상 확보와 인력지원을 요청했지만 신속히 지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자를 치료 중인 병원들도 의료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3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구호복 여유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비접촉 체온계 등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의료인력 역시 태부족이다. 대구에는 정부가 파견한 의사 38명, 간호사 59명 등 의료진 101명과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투입한 의사·간호사 등 120명이 배치됐다. 여기에 전국에서 지원한 공중보건의 등 250여 명이 투입됐지만 최소 300여 명의 인력이 더 부족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적 차원의 병상 배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병상 배분을 둘러싼 지자체 간 이견에 대해 “지자체 협조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비된 병실과 의료자원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서 판단하고 명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은 감염병 환자 등의 진료 및 보호 등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차원에서는 대구의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며 “확진 되고도 (병상이 없어) 자가격리 중인 환자들이 신속하게 입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환자 수 증가세 전망
대구의 확진 환자는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대구의 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결과가 곧 반영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매일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대구 신천지 교인(8269명) 중 유증상자(1299명)에 대한 검체 채취는 끝났고, 오늘 내일이면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 결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양성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대구에서만 누적 확진자가 2000~3000명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외 지역에서도 신천지 신도 환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신천지 과천본부 예배에 참석한 도 거주민 4890명을 긴급 전수조사한 결과 유증상자가 215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금까지 과천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신도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에서도 신천지 신도 200여 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 2만2800여 명 중 지금까지 70∼80%를 조사했다”며 “이 중 200여 명이 목이 아프다는 등의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신천지 교단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에 빠져 있던 ‘교육생(예비신도)’ 명단을 추가로 입수했다. 교육생 6만5000명을 포함해 정부가 명단을 입수한 전체 신천지 교인 수는 31만 명이 넘는다.
대구=오경묵/수원=윤상연 기자 okmook@hankyung.com
입원 못한 대기환자 사망
대구에서는 이날 422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됐다. 누적 확진자가 1132명에 달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4분께 영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한 74세 남성이 호흡곤란으로 두 시간 만에 숨졌다. 국내 13번째 사망자다. 신천지 교인인 이 환자는 지난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입원을 못하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상태로 있었다. 발열 현상이 있었지만 하루 두 차례 보건소 직원의 전화 체크만 받았을 뿐 치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대구 확진자 1132명 가운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600명 안팎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긴급 병상을 확보해 150명을 추가 입원시켰지만 나머지 530여 명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의료진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폭증하는 환자 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주일 전부터 대구에 병상 확보와 인력지원을 요청했지만 신속히 지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자를 치료 중인 병원들도 의료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3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구호복 여유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비접촉 체온계 등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의료인력 역시 태부족이다. 대구에는 정부가 파견한 의사 38명, 간호사 59명 등 의료진 101명과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투입한 의사·간호사 등 120명이 배치됐다. 여기에 전국에서 지원한 공중보건의 등 250여 명이 투입됐지만 최소 300여 명의 인력이 더 부족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적 차원의 병상 배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병상 배분을 둘러싼 지자체 간 이견에 대해 “지자체 협조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비된 병실과 의료자원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서 판단하고 명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은 감염병 환자 등의 진료 및 보호 등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차원에서는 대구의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며 “확진 되고도 (병상이 없어) 자가격리 중인 환자들이 신속하게 입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환자 수 증가세 전망
대구의 확진 환자는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대구의 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결과가 곧 반영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매일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대구 신천지 교인(8269명) 중 유증상자(1299명)에 대한 검체 채취는 끝났고, 오늘 내일이면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 결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양성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대구에서만 누적 확진자가 2000~3000명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외 지역에서도 신천지 신도 환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신천지 과천본부 예배에 참석한 도 거주민 4890명을 긴급 전수조사한 결과 유증상자가 215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금까지 과천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신도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에서도 신천지 신도 200여 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 2만2800여 명 중 지금까지 70∼80%를 조사했다”며 “이 중 200여 명이 목이 아프다는 등의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신천지 교단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에 빠져 있던 ‘교육생(예비신도)’ 명단을 추가로 입수했다. 교육생 6만5000명을 포함해 정부가 명단을 입수한 전체 신천지 교인 수는 31만 명이 넘는다.
대구=오경묵/수원=윤상연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