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CHOSUN ‘내일은 미스터트롯’
TV CHOSUN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한민국 예능계 새 역사를 써내고 있는 ‘미스터트롯’이 전국 32.7% 시청률로 또 한 번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엎었다.

지난 27일 밤 10시 방송된 TV CHOSUN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9회 분이 전체 시청률 32.7%,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타깃 지표인 2549 시청률은 9.0%(이상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치솟으며 9주간의 신기록 레이스를 이변 없이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는 준결승전 1라운드인 ‘레전드 미션’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며 정점에 다다른 열기에 뜨거운 화력을 점화시켰다.

지난 방송분에서 남진의 ‘우수’로 925점을 받은 정동원에 이어 두 번째 주자로 나선 김경민은 설운도의 ‘춘자야’로 도전장을 냈던 상황.

김경민은 흰색정장에 흰색구두, 검정색 가방을 들고 건들대는 ‘큰 형님’ 포스로 시선을 단박에 잡아끈데 이어 가방 안에서 마이크를 꺼내드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여 모두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경민은 21세 나이답지 않은 폭풍성량과 노련한 완급조절로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는 칭찬을 얻으며 마스터 총점 911점을 차지했다.

이어 괴물보컬 김호중은 주현미의 ‘짝사랑’이라는 깜짝 반전 선곡으로 모두의 환호를 이끌었다. 그러나 레전드 주현미는 연습 내내 여전히 평소의 묵직한 창법을 구사하는 김호중에게 “살랑 살랑 부르는 것이 포인트”라며 “매미가 나비가 돼야 한다”는 뼈있는 조언을 건네 김호중을 긴장시켰다.

이에 김호중은 기존의 성악 보컬 느낌을 완전히 버리고 간드러지는 창법을 구사하려 노력했지만 다소 높은 키가 버거운 듯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마스터 총점 914점이라는 예상보다 낮은 점수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항상 뛰어난 기획력으로 무대를 장악했던 신인선은 이번에도 눈길을 단박에 붙잡는 화려한 의상으로 등장,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신인선은 설운도 ‘쌈바의 여인’에 걸맞은 현란한 쌈바 댄스를 구사한 것은 물론, 실제 ‘쌈바의 여인’들을 무대에 깜짝 등장시켜 열기를 최고조에 다다르게 했다. 레전드 설운도는 “제가 제 노래에 취했다”는 극찬을 전했고, 신인선은 총점 928점으로 우승 후보 정동원의 점수를 뛰어넘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류지광 역시 자신의 필살기였던 동굴저음 무기를 잠시 내려놓고, 힘 있는 고음 파트가 인상적인 남진의 ‘사랑하며 살테요’를 경연곡으로 택하는 모험정신을 드러냈다.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담백하고 울림 있는 정통 트로트 창법을 구사한 류지광은 노래 중간 자신의 훤칠한 외모가 담긴 대형 브로마이드를 펼치는 센스로 여심을 사로잡았고 “새로운 도전이 돋보였다”는 평과 함께 905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대국민 응원투표 1위에 빛나는 이찬원은 이산가족 상봉곡으로 유명한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을 택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그간 밝은 이미지와 신나는 템포가 강점인 노래를 주로 불러온 이찬원은 애절하고 한맺힌 감정을 특유의 폭발적 성량에 고스란히 실은, 진심어린 열창을 선보여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레전드 설운도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꺾기 창법을 완벽히 구사한다”며 극찬했고, 이찬원은 916점을 받으며 상위권 멤버들을 근소차로 추격했다.

해군 병장으로 군복무 중인 김희재는 무대에 대한 비장한 결의를 다지는 듯, 군복을 입고 등장해 박수를 받았다. 김희재는 연습 내내 컨디션 난조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남진의 ‘사랑은 어디에’를 혼신의 힘을 다해 불러냈다.

특히 간주 중 색소폰 소리에 맞춰 댄스를 추는 등 무대를 꽉 채우는 부상 투혼을 벌여 응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마지막 소절에서 끝내 음이 흔들리는 실수로 아쉬움을 자아냈고 “모든 걸 다 쏟아 부은 느낌은 아니었다”는 안타까운 평가 속에 888점을 받아 고개를 숙였다.

최근 무대에서 연이어 얻은 부진한 결과에 자신감이 바닥까지 하락했던 장민호는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다”는 고백으로 제작진을 놀라게 했던 상태.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으며 연습에 매진,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을 바탕으로 한, 남진의 ‘상사화’를 선보였다.

점차 감정을 고조시킨 장민호는 애끓는 가창력을 폭발시키며 실력파 보컬임을 증명해냈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한 레전드 남진 뿐 아니라, 그간 장민호의 모든 무대를 지켜본 마스터 장윤정, 조영수 또한 “장민호의 모든 무대 중 오늘이 최고였다”고 입을 모았다. 장민호는 94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며 그간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낸 반격 무대를 선사해 감동을 전했다.

본선 3차전 ‘진’에 빛나는 영탁 역시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무대 중앙에 섰다. 리드미컬한 발라드 장르인 주현미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을 택한 영탁은 연습 내내 치밀하게 곡을 분석하며 끝까지 남아 연습하는 모범생의 면모를 보였다.

영탁은 그간의 힘 있는 보컬에서 벗어나 그루브 섞인 세련된 창법으로 완벽하게 변모, 모두를 놀라게 했고 “흠 잡을게 없다”는 극찬과 함께 952점으로 장민호를 꺾고 1위에 등극했다.

나태주는 전매특허 태권도 퍼포먼스를 빼고 보컬만으로 정공승부 도전을 결정한 후, 혹독한 보컬연습에 매진했다. 주현미의 ‘신사동 그사람’을 택한 나태주는 가벼운 몸짓으로 무대를 즐기는, 낯설면서도 신선한 모습으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섬세한 테크닉과 함께 의외의 미성을 뽐내냈다. 그러나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나태주는 902점이라는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자타공인 우승후보 임영웅이 무대에 등장하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그간 무거운 주제를 담은 서사성 강한 노래들을 주로 부르며 모두의 심금을 울려온 임영웅은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로맨틱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설운도의 ‘보랏빛 엽서’를 택했다.

임영웅은 ‘신의 경지급’ 완급 조절력을 뽐내며 특유의 가창력으로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했고 레전드 설운도로부터 “내가 배워야겠다. 나는 지금껏 이렇게 감정을 담아 부르지 못했다”는 극찬 중에 극찬을 전해 들었다. 타인의 감정까지 잡아 흔드는 마력의 보컬리스트 임영웅은 962점이라는 역대급 점수를 획득, 막강 우승 후보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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