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란 국무회의 모습.  /출처 이란대통령실
26일 이란 국무회의 모습. /출처 이란대통령실
중동 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크게 확산된 이란에서 행정부 고위직들의 건강 문제를 놓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수메 엡데카르 이란 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서다.

27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부통령실은 엡데카르 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택에서 격리 중이라고 발표했다. 엡데카르 부통령은 이란 정부에선 여성 중 가장 지위가 높다. 이란이슬람혁명 직후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등을 주도한 ‘공신’ 중 하나로 통한다.

이번 발표를 놓고 이란 안팎에선 각종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엡데카르 부통령이 코로나19 판정 직전날까지 공무를 수행했고, 고위급 국무회의에도 참석해서다.

이란 대통령실이 공개한 국무회의 사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엡데카르 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오른쪽으로 두 석 건너자리에 앉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엡데카르 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간 거리가 불과 몇 미터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란에선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온 이래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10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245명, 사망자는 26명이다.
26일 이란 국무회의에 참석한 엡데카르 부통령(사진 맨 오른쪽)  /이란대통령실
26일 이란 국무회의에 참석한 엡데카르 부통령(사진 맨 오른쪽) /이란대통령실
NYT는 “이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정부 관리와 의원 등 공직자의 수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라즈 하리르치 이란 보건차관, 모하바 졸노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모테자 라흐만자데 테헤란 시장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주바티칸 대사를 역임했던 유력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는 이날 코로나19로 숨졌다. 엡데카르 부통령은 지금껏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가장 고위급 정부 관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