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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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가 날로 커지고 있는 일본에서 주요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 기업의 80%는 회의나 회식 등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 공포가 직장에서도 사람의 그림자를 줄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주요기업 136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46%가 직원 전체 혹은 일부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사 근무인원만으로 범위를 줄여보면 조사 대상 기업의 12%가 본사 직원을 원칙적으로 전원 재택근무토록 했습니다. 32%는 일부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상사는 3월15일까지 일본 내 주요 거점에 일하는 3800여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화장품 업체 가오는 내달 15일까지 생산 공장과 일반 판매점을 제외한 일본 내 직원의 절반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습니다. 다이이치산교는 88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KDDI는 전 직원의 절반인 8000여명을 사무실로 출근하지 말도록 조치했습니다. 혼다도 도쿄도 주요 거점에 근무하는 2000여명에 대해 재택근무를 명령했습니다.

앞서 NTT도코모는 지난 17일부터 약 20만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시행하거나 인파가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는 시차출근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닛신식품도 3000여명을 재택 근무키로 했으며 유니참도 직원의 60%인 2000여명이 재택근무 중입니다. 파나소닉도 2000여명에 대해 재택근무를 명령했습니다. 이밖에 NEC, 소니 등 일본 주요 기업 대다수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다수 기업들이 국내외 출장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소프트뱅크 등 ‘온라인 회의’를 확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직장에 출근하더라도 회의나 회식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분위기 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 회식 등을 자제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81% 달했습니다. 신제품 발표회 및 홍보 세미나 등 각종 이벤트 개최도 80% 가량의 업체가 연기 내지 취소했다고 답했습니다.

일단은 일본 기업들도 전염병이 사그라지길 바라면서 몸을 한껏 움츠린 모습입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장기화될지 걱정스런 시선이 많습니다. 감염확대로 대외 활동이 위축되면 각종 내수 산업부터 매출에 큰 타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 연율 환산 -6.3%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올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 입니다. 일본 내에선 올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환산으로 -2.2%의 부진한 결과를 낼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의 파장이 어디까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