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일선 의료진이 방역복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역복은 마스크보다 국내 생산 비중이 낮아 추가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 병원에서 의료용 방역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 동산병원 관계자는 “하루 500벌의 방역복이 필요한데 현재 5일치만 재고가 확보됐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코로나19 감염자를 수용하고 있는 진주 경상대병원 측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문해도 구매할 수 없다”고 했다.

의료용 방역복은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다른 나라에도 확산되면서 수입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3M 관계자는 “의료용 방역복의 국내 재고가 바닥났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방역복 수요가 급증해 언제 추가 수입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진이 방역복 대신 방수 처리된 수술용 가운을 입고 코로나19 관련 진료에 나설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 가운은 세척 후 반복 사용이 가능해 방역복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보호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운을 입으면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다는 것이 복지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선 의료진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대구지역의 한 의사는 “코로나19와 싸우다 33세로 사망한 리원량 등 중국 의료진의 사례를 보면 마스크와 보호경 등으로 얼굴을 가려도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었다”며 “방호복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전국 1406개 우체국을 통해 마스크 55만 장을 공급했다. 1인당 구매량을 다섯 장으로 제한했지만 구매자가 몰리며 대구 수성우체국 등에서는 2시간여 만에 배정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마스크 공급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현재 대책이 미흡하다면 보다 강력한 공급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이주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