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대구는 지금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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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대구 시민 "코로나19 확진 받아"
"입원 못하고 자가 격리 중…세 아이들 어떡하나" 토로
"입원 못하고 자가 격리 중…세 아이들 어떡하나" 토로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 연속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첫 번째 대구 지역 확진자는 바로 31번. 이후 9일만에 누적 확진자수는 대구에만 1314명으로 늘었다.
대구에서 지난 26일 167명, 27일 422명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진과 의료물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대구는 속수무책이다.
1000명이 넘는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입원을 못하고 집에서 자가격리 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자가격리 중이던 74세 남성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자택에서 사망했다. 이 환자는 지난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자택에서 입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의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은 뉴스 뿐만아니라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46세 남성은 "대구 시민으로 지금 너무 분하고 슬프고 아프다"라는 청원을 게재했다.
그는 "폐렴 확진만으로 입원할 수 없어 검사결과가 나와야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4세 쌍둥이, 6세 큰딸과 와이프가 있는 집으로 후송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쓴이는 자신은 신천지와는 어떤 관련도 없으며 해외여행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2주 동안 인근 마트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기침과 미열이 나서 보건소에 이야기를 하니, 신천지와 해외여행 케이스와 관련이 없으니 집에서 자기격리해서 있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매뉴얼대로 감기약을 먹고 집에서 있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이번주 월요일 37.5도 미열이 발생해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고, 보건소 측에서는 38도가 넘어야 선별진료소를 갈 수 있다고 했다.
또 선별 진료소에 가면 2차 감염이 더 문제라며 집에서 자가격리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하여 동네 내과에서 주사를 맞고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보건소의 매뉴얼대로 했지만 다음날 열이 38도~39도까지 올랐다.
선별진료소에 간 글쓴이는 "호흡이 힘들다니 폐사진을 찍었고, 왼쪽폐가 폐렴이라면서 코로나19는 최대한 빨리 검사해도 내일 되어야 결과가 나온다며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호흡도 힘들고 당뇨와 혈압이 있어 응급치료를 해달라고 하니 열이 있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암담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지병이 있는 환자에게 치사율이 높다고 알고 있어 보건소 직원에게 항의를 했다. 직원은 '아픈건 본인 잘못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내가 신천지 교인과 교류를 한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옮긴 것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국가 방역이 잘못 되어 일어난 인재 아니냐며 보건소에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지역감염으로 인한 피해자이고 응급환자인데 우리 가족의 생명은 누가 지켜줘야 하냐고 울부짓으니 보건소 직원도 울면서 '미안하다'며 '빨리 응급조치를 취해보겠다'고 나를 진정시켰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대구는 정말 지옥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선별진료소에 가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 부담으로 17만5000원을 내고 검사를 받고, 양성이며 급여로 바꿔 환불해준다고 한다. 돈 없는 노인들은 진료비를 내라고 하니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저도 진료비를 낸 후 폐렴 진단이 나오니 환불을 해주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구는 신천지와 관련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환자들은 집에 자가격리 하라고 하고 있다. 저는 보건소의 매뉴얼대로 5일을 행동하다 이 지경까지 왔다"고 자조했다.
아울러 "특별재난지역이라 선포해놓고도 마스크 하나 못 사는 이런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이 힘들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들께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글은 6만 8270명의 동의를 받았다.
대구시는 의료진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나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진땀을 빼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에 따르면 대구 신천지 교인 검사 결과가 곧 방영될 예정이어서 대구 확진 환자는 이번 주말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보건복지구 차관은 "대구시 확진환자 발생에 대해 엄중히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 하고 확진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병상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보훈병원, 국립마산병원, 국군대전병원 등에서 중등도의 환자를 받기 시작했고 상주와 영주의 적십자병원도 환자를 받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지역에 파견을 자처한 의료진들의 소식이 전해져 감동을 자아냈다. 의사 24명, 간호사 167명, 간호조무사 157명, 임상병리사 52명, 행정인력 9명 등이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파견 의료인력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군병원 의료인력 325명을 지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 한국경제 '코로나19 현황' 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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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대구에서 지난 26일 167명, 27일 422명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진과 의료물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대구는 속수무책이다.
1000명이 넘는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입원을 못하고 집에서 자가격리 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자가격리 중이던 74세 남성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자택에서 사망했다. 이 환자는 지난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자택에서 입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의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은 뉴스 뿐만아니라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46세 남성은 "대구 시민으로 지금 너무 분하고 슬프고 아프다"라는 청원을 게재했다.
그는 "폐렴 확진만으로 입원할 수 없어 검사결과가 나와야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4세 쌍둥이, 6세 큰딸과 와이프가 있는 집으로 후송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쓴이는 자신은 신천지와는 어떤 관련도 없으며 해외여행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2주 동안 인근 마트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기침과 미열이 나서 보건소에 이야기를 하니, 신천지와 해외여행 케이스와 관련이 없으니 집에서 자기격리해서 있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매뉴얼대로 감기약을 먹고 집에서 있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이번주 월요일 37.5도 미열이 발생해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고, 보건소 측에서는 38도가 넘어야 선별진료소를 갈 수 있다고 했다.
또 선별 진료소에 가면 2차 감염이 더 문제라며 집에서 자가격리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하여 동네 내과에서 주사를 맞고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보건소의 매뉴얼대로 했지만 다음날 열이 38도~39도까지 올랐다.
선별진료소에 간 글쓴이는 "호흡이 힘들다니 폐사진을 찍었고, 왼쪽폐가 폐렴이라면서 코로나19는 최대한 빨리 검사해도 내일 되어야 결과가 나온다며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호흡도 힘들고 당뇨와 혈압이 있어 응급치료를 해달라고 하니 열이 있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암담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지병이 있는 환자에게 치사율이 높다고 알고 있어 보건소 직원에게 항의를 했다. 직원은 '아픈건 본인 잘못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내가 신천지 교인과 교류를 한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옮긴 것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국가 방역이 잘못 되어 일어난 인재 아니냐며 보건소에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지역감염으로 인한 피해자이고 응급환자인데 우리 가족의 생명은 누가 지켜줘야 하냐고 울부짓으니 보건소 직원도 울면서 '미안하다'며 '빨리 응급조치를 취해보겠다'고 나를 진정시켰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대구는 정말 지옥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선별진료소에 가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 부담으로 17만5000원을 내고 검사를 받고, 양성이며 급여로 바꿔 환불해준다고 한다. 돈 없는 노인들은 진료비를 내라고 하니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저도 진료비를 낸 후 폐렴 진단이 나오니 환불을 해주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구는 신천지와 관련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환자들은 집에 자가격리 하라고 하고 있다. 저는 보건소의 매뉴얼대로 5일을 행동하다 이 지경까지 왔다"고 자조했다.
아울러 "특별재난지역이라 선포해놓고도 마스크 하나 못 사는 이런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이 힘들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들께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글은 6만 8270명의 동의를 받았다.
대구시는 의료진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나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진땀을 빼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에 따르면 대구 신천지 교인 검사 결과가 곧 방영될 예정이어서 대구 확진 환자는 이번 주말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보건복지구 차관은 "대구시 확진환자 발생에 대해 엄중히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 하고 확진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병상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보훈병원, 국립마산병원, 국군대전병원 등에서 중등도의 환자를 받기 시작했고 상주와 영주의 적십자병원도 환자를 받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지역에 파견을 자처한 의료진들의 소식이 전해져 감동을 자아냈다. 의사 24명, 간호사 167명, 간호조무사 157명, 임상병리사 52명, 행정인력 9명 등이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파견 의료인력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군병원 의료인력 325명을 지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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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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