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에 5세대 이동통신(5G) 부품 공장을 세운다.

화웨이, 프랑스에 유럽 첫 5G 부품공장 건설
량화 화웨이 이사회 의장(사진)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억유로(약 2673억원)를 투자해 500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5G 부품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공장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며 "프랑스는 성숙한 공업 기반시설과 고학력의 노동력, 지리적인 이점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내의 공장 부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연간 10억유로의 제품을 생산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화웨이는 밝혔다. 프랑스 공장은 화웨이의 유럽내 첫번째 공장이며 중국 밖의 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피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화웨이가 입지를 정하지도 않은 채 프랑스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미국의 견제를 벗어나 프랑스 정부에 구애를 펼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프랑스 통신사업자들은 현재 통신규제위원회에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의 승인을 신청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프랑스는 화웨이를 자국 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지만 노키아와 에릭슨 등 유럽 기업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영국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부 화웨이 제품을 승인하기로 했다.

화웨이는 이번 결정이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이 유럽연합(EU) 경제를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프랑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늘리는데 적극적이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