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D180 SE 시승기
▽ 사람도 짐도 여유로운 공간 매력
▽ 오프로드 주행에서 진가 발휘해
랜드로버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가족용 고급 SUV로 소개한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전장·전폭·전고가 4597·1904·1727mm이며,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기준인 축간거리는 2741mm로 여유로운 편이다. 외관은 전폭이 약간 넓은 준중형 SUV로, 특별한 개성을 갖추기보단 랜드로버의 패밀리룩을 약간 절제하며 깔끔하게 계승한 편이었다.
실내는 4인 가족이 타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다리를 두기 불편하다거나 좁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동시에 적재공간이 여유롭다는 점도 장점이다. 뒷좌석까지 사람이 앉았을 때 트렁크 용량은 897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1794L로 늘어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실내 인테리어를 설계하며 실제 구매 고객 의견을 수렴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재공간을 늘리고 뒷좌석 리클라인 기능과 160mm 슬라이딩 기능을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40:20:40 분할 폴딩 시트도 채용됐다. 센터 콘솔 박스는 최대 9.9L까지 보관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거치며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실용성과 다목적성도 동시에 개선됐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터치 프로2 스크린은 10.25인치로 커졌다. 공조장치 및 드라이브 모드 조작 버튼 등 인테리어 전반은 미니멀리즘을 강조해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을 갖췄다. 짐을 많이 싣는 경우를 대비해 외부 카메라로 후방을 볼 수 있는 클리어사이트 룸미러도 제공된다.
차량에 시동을 걸었을 때는 조용했지만, 주행에 나서자 이내 진동이 느껴졌다. 시승에 쓰인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D180 SE는 2.0L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의 힘을 낸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적용해 전기모터로 엔진 구동도 보조한다. 17km/h 이하 속도에서 엔진을 멈추고, 그보다 빠른 속도에서는 엔진 가속에 사용되는 식이다. 이를 통해 11.5km/L의 복합연비를 구현했다. 다만 2130kg에 달하는 무게 때문인지 도로 주행에서 가속 성능은 평범한 수준이었고, SUV라는 특징을 감안할 때는 오르막에서는 다소 아쉬움도 들었다. 폭발적인 힘을 자랑하기보단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낮은 무게중심 때문인지 내리막에서는 매우 안정적인 선회 능력도 보여줬다. 반자율주행을 위한 첨단운전자보조(ADAS) 기능이 탑재됐지만,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레인센터링 기능은 빠진 탓에 제한적인 보조 역할만 가능했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진가는 오프로드 주행에서 나타났다. 홍천 모곡레저타운에 마련된 오프로드 시승 코스는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 자갈·진흙·모래·물길 등으로 구성됐다. 에코, 컴포트, 오토, 스노우, 머드, 샌드 등 6가지 주행 모드를 상황에 따라 선택하며 시승을 이어갔다. 1500rpm에서도 최대토크를 내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급경사 오르막을 오를 때도 거침이 없었다. 페달을 밟자 높게 솟은 언덕을 평지를 지나가듯 순식간에 올라갔다. 내리막에서 운전자가 제때 제동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 기능이 노면 상태에 따라 속도를 제한해 안전한 운행을 도왔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최대 접근각 25도, 최대 램프각 20도, 최대 이탈각 30도를 지원한다.
타이어가 거의 다 잠기는 수심 60cm 수로도 ATPC를 사용하니 안정적으로 건널 수 있었다. 물 아래 지형에 따라 차량이 좌우로 흔들린 탓에 수심이 더 깊어지는 효과도 발생했지만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로를 빠져나온 뒤 운전석 아래에 남은 흔적만이 방금 겪은 상황을 설명해줬다. 오프로드 주행을 좋아하지만, 가족과 함께 타는 패밀리카가 필요한 이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가격을 △D150 S 트림 6230만원 △D180 S 트림 6640만원 △D180 SE 트림 7270만원 △P250 SE 트림 698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모델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함께 제공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