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개별 격리로 '슈퍼 코로나' 출현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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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호트 격리보다 한 사람씩 격리
환자 간 반복감염·변이 차단해야"
서정선 < 마크로젠 회장·한국바이오협회장 >
환자 간 반복감염·변이 차단해야"
서정선 < 마크로젠 회장·한국바이오협회장 >
![[시론] 개별 격리로 '슈퍼 코로나' 출현 막아야](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07.21340431.1.jpg)
우리나라는 대구·경북지역의 방역망이 무너지면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었다.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제일 많은 확진자가 나온 고위험 국가로 전락했다. 한국인 입국제한과 여행제한 등 소식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으로 들떴던 한국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한국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환돼 노인이나 다른 질환 보유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들 연구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먼저 바이러스의 침입경로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이 인간세포막에 있는 에이스2(ACE2) 단백질이 주요 경로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가 열쇠처럼 에이스2 단백질의 구멍에 끼어 들어가는 것이 첫 단계의 침입이다.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강한 이유도 밝혀졌다. 스파이크에 당(糖)이 촘촘히 붙어 있어 한 번 수용체 단백질 구멍에 끼어 들어가면 슈퍼글루(초강력 접착제)로 작용해 10~20배의 결합강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에는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 경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자연상태에서 감염된 고양이들은 사망률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집단으로 사육되는 고양이들에서는 치사율 100%의 초강력 슈퍼 코로나가 나타났다. 이것은 감염된 고양이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재감염되면서 엄청난 속도로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일반인과 환자들과의 격리만을 우선시하고 치료 편의상 환자들을 모아서 관리(코호트 격리)하면 초강력 슈퍼 코로나가 출현할 수도 있다. 환자들도 한 사람씩 격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환자 개개인의 바이러스 서열분석으로 돌연변이를 계속 추적해야 한다.
위기에는 기회가 포함돼 있다. 바이러스 대전(大戰)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지금 우리는 확진자 수가 늘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있다고 본다. 어떤 경우라도 이번 사태는 앞으로 발생할 바이러스 대전에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