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레바티치 할리데이비슨 CEO
매튜 레바티치 할리데이비슨 CEO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의 매튜 레바티치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사임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최근 매출 하락을 역전하기 위해 임원 등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은 이날 레바티치 CEO가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레바티치 CEO는 이사회에서도 자리를 내려놨다. 레바티치 CEO는 지난 26년간 할리데이비슨에서 일했다.

정식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FT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은 새 CEO를 회사 밖에서 찾아 영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새 CEO를 찾을 때까지 임시 CEO를 조헨 자이츠 이사회 위원에 맡겼다. 자이츠 임시 CEO는 스포츠웨어 기업 푸마의 CEO 겸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새 CEO가 결정되면 자이츠 임시 CEO는 이사회 의장 자리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마이클 케이브 의장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할리데이비슨은 최근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 이번 결정도 새 활로를 모색하던 와중에 나왔다는 평가다. 자이츠 임시 CEO는 “지금이야말로 할리데이비슨의 새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는 것에 이사회와 레바티치 CEO 등이 동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할리데이비슨은 '메이드 인 USA'의 상징격인 제조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미국 안팎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국 시장 내에선 오토바이 수요가 감소했고, 해외에서도 인건비가 더 싼 생산기지를 갖춘 경쟁사가 많아져서다.

작년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첫 전기자전거 모델인 라이브와이어를 출시했으나 매출은 계속 줄었다. 작년 할리데이비슨의 글로벌 소매 판매량은 21만8273대로 전년대비 4.3% 줄었다. 미국 내 판매량은 5.2% 감소했다.

각국 관세 전쟁도 타격을 줬다.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 갈등 중 보복관세 일부가 할리데이비슨에 적용돼서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EU가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같은해 할리데이비슨은 일부 오토바이 생산시설을 미국 밖으로 옮겼다. 당시 보복관세로 인한 미국 기업의 첫 해외 이전 사례로 자국내 불매 운동이 일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할리데이비슨 불매운동을 지지한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할리데이비슨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5%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