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초 '코로나 종식' 발언에 대해 뉴욕타임즈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초 '코로나 종식' 발언에 대해 뉴욕타임즈가 "대가가 큰 실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여야 대표와의 코로나19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는 28일(현지시간) 서울발 지면을 통해 "한국 지도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 말한 것은 대가가 큰 실수였다(South Korean Leader Said Coronavirus Would 'Disappear.' It Was a Costly Error)"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 종식' 발언은 지난 13일 경제계 주요 인사들과 감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째 나오지 않자 "방역 당국이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문 대통령이) 머지 않아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고 했지만, 많은 희생을 치른 실수였다"면서 "한국인들이 정부 대응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 정부의 낙관론은 2월18일 61세의 여성이 양성판정을 받아 31번째 환자가 된 후 사라졌다"면서 "이후 감염자가 하루 두 배, 세 배로 급증하면서 대통령은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다"고 꼬집었다.

NYT는 "야당 정치인들은 중국 국경 차단을 신속히 이행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등 위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실정을 공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즈는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28일(현지시간) "South Korean Leader Said Coronavirus Would 'Disappear.' It Was a Costly Error"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NYT 홈페이지 캡처
NYT는 한국 보건당국이 적극적으로 환자를 추적하고 격리해 하루 1만명 이상을 진단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하면서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은 이런 적극적인 대처와 부분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협조와 인식에 의존하는 문 대통령의 전략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NYT는 또 중국의 일부 도시들이 공항에 착륙한 한국인 방문객들을 격리 조치하기 시작하자 한국인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며 한국은 중국인 입국자들에게 그런 격리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왔지만 한국의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이나 북한 등 40여 개 나라가 시행한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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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