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업무를 마친 의료진의 옷이 땀으로 젖어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업무를 마친 의료진의 옷이 땀으로 젖어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하지 못한 환자 1600여 명에 대한 관리를 지난달 27일부터 대구의 자원봉사 의사들에게 맡겼다. 매일 환자들과 통화해 증상 악화의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해야 하는 업무다. 그동안 보건소 직원이 맡아왔는데 전문성이 떨어져 이미 두 명이 사망하는 등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약 70명의 자원봉사 의사는 자가격리 환자 20~30명과 매일 상담한다. 대부분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가욋일로 하기 때문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에서는 자원봉사 의료진이 구멍난 공공의료시스템을 메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대구의 의료진 280명과 외지에서 온 의료진 40명 등 32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의료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의료진을 만나기 어려운 환자와 가족이 이들을 부여잡고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대구 출신 의료진은 대부분 자신의 병원업무 도중이나 업무 후 시간을 쪼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외부에서 온 의사들은 아예 생업을 접고 대구로 달려왔다. 특히 경남 거제, 사천에서 온 일부 의사는 숙박비 등 모든 경비를 자신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등에서 일반환자 검체 채취는 물론 병상 회진까지 돌고 있다. 대구 동산병원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거제에서 온 의사 박태환 씨(44)는 “우리가 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 의사 본연의 일”이라고 겸손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의료인이 부족한 대구 등 현장에 자원봉사를 떠난 분들께 감사하다”며 “(이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후 대구 의료봉사를 지원한 의료인은 의사 58명을 포함해 850여 명에 달했다. 이와 관련, 권영진 대구시장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모집한 자원봉사 의료인력과 추가 군 의료인력이 대구에 전혀 투입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코로나19 검체와 진단검사 인력이 태부족인 만큼 의료인력을 하루빨리 보내달라”고 촉구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