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돈 중앙임상위 위원장, 정부 매뉴얼·신천지 교인 조사에 한계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발열 여부만으론 선별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정부는 중국, 홍콩 등에서 오는 입국자의 발열 여부를 앱으로 모니터링하고, 국민에게는 38℃ 이상의 고열이 지속할 때 선별진료소를 찾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이런 체크리스트와 매뉴얼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1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환자의 경우 입원 시점에서 체온을 측정하면 중증이지만 37.5℃가 안 되는 환자가 52%이고, 환자 1천여 명을 조사했을 때도 56%는 체온이 높게 측정되지 않았다"며 "매뉴얼, 체크리스트만 가지고 열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다가는 중증환자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폐렴을 진단할 때도 의료진의 면밀한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특성상 흉부 X선 검사로 폐렴이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환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입원 시점에서 흉부 X선 검사를 했는데 중증 환자인 경우에도 4분의 1은 폐렴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방역 당국의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의 효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신천지 교인 중) 3~4주 전에 감염된 사람 중엔 이미 회복된 분도 있을 것이고 그동안 이들이 가족, 친구, 지인 등에 전파했을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하는 데이터를 보면 전체 환자 중 약 53%가 신천지 관련이고, '기타'가 41.7%인데 기타에서도 신천지 관련이 대부분일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신천지 교인 관련 감염자를 모두 파악하면 지역사회 감염을 막을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대응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하고 고위험군 환자를 중점 치료하는 식으로 대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증 환자의 경우 문제없이 회복하고 환자의 1% 미만이 사망한다는 점을 들며, 환자 관리 문제 해소를 위한 기준과 원칙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우한시는 심각한 환자를 받는 병원으로 6개 전문병원을 지정했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전시장, 체육관 개조시설에서 돌봤다.

일본의 경우 폐렴이 있는 환자만 치료할 목적으로 검사한다"고 사례를 들며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19가 완치돼도 폐가 손상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코로나19 환자 절반은 정상 체온…발열 여부만으론 판단 못 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