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서 6주 간격 발병자들 분석 결과 "그 사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미국도 코로나19 확산?…"접촉한 적 없는 두 환자 샘플 일치"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암암리에 이미 지역사회로 퍼졌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에서 지난 6주간 코로나19가 확산했지만 아직 감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 소속 전산 생물학자인 트레버 베드퍼드는 워싱턴주 내 환자 2명의 검체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시행한 결과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된다고 지난 29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 주민의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20일 미국 최초로 확진된 환자의 바이러스 서열과 상당히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두 확진자는 같은 카운티 거주자다.

다만 두 사람은 접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확진자는 최초 확진자의 바이러스 잠복기가 지난 후에 감염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6주가량 지역 사회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베드퍼드는 추정했다.

그는 두 바이러스 샘플에서 공통으로 발견된 희귀한 유전적 변이를 고려하면 두 사례가 연관이 없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이 변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이 공유한 59개의 바이러스 샘플 중 단 2개에서만 발견됐다.

베드퍼드는 "워싱턴주에서 이미 바이러스가 상당히 확산했다고 믿는다"며 이는 그간 의심 환자를 중국을 직접 방문한 자들로 좁게 정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유전 분석에 관여하지 않은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의 앤드루 램버트 분자 진화학 교수 역시 베드퍼드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미국 밖에서 유입된 두 바이러스가 같은 지리적 위치에 도착해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서로 연결돼있지 않은 이상 매우 낮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워싱턴주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미국 내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미국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가장 심한 대구에 대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주에서도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