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일 0시 기준 4000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42일 만이다. 특히 확진자 대다수가 몰려있는 대구는 패닉 상태다. 현재 국내 확진자 4212명 중 3081명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진들이 업무에 지쳐 쓰러지거나 치료과정에서 환자와 접촉해 하나둘씩 격리되고 있다"면서 "환자는 넘쳐나지만 의료진들은 턱없이 모자란다"고 했다.

이 부본부장은 "의료진 중에서도 간호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면서 "그나마 의사 쪽은 군의관이나 자원봉사자 분들이 투입돼 급한 불은 껐지만 간호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간호 인력이 코로나19로 인한 격무와 감염 우려 등으로 병원을 떠나면서 인력난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본부장은 "대구에서 간호 인력 이탈이 얼마나 되는지 집계해보지는 않았다"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간호 인력 이탈이 있었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했다.

이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업무 대응뿐만 아니라 의료진들이 지역에서 기피대상이 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업무 관련 간호사 남편들이 회사에서 강제 무급휴가를 받은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자녀들까지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혹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간호사 분들이 집에도 못 들어가고 병원 장례식장 같은 곳에서 쪽잠을 자고 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외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마스크나 방호복들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초창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지난주 감염병 대응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후에는 그나마 나아졌다"면서도 "당분간은 괜찮지만 확진자 수가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본부장은 "방호복 등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병원에 같이 근무하는 행정직원, 청소직원들에게도 지급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그 분들도 감염 우려가 높다. 그 분들에게까지 지급할 방호복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의사들의 현장 자원봉사와 관련해서는 "앞서 말씀드렸듯 군의관 등 지원으로 급한 불은 껐다. 현재 자원봉사를 신청한 의사 분들은 확진자 전화 모니터링 업무 등에 투입시켰다. 현장에는 인력 세팅이 다 되어 있어서 오히려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본부장은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코로나19가 그렇게 무서운 질환은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면서 "젊고 건강한 분들은 조금 열이 난다고 무조건 검사 받아선 안 된다. 의료 마비로 인해 진짜 위급한 환자를 돌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제는 고령자, 임산부 등 노약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