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약 의존 제약社 '울고' 신약개발社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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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 제약사 작년 실적 분석
복제약값 줄줄이 인하에
'발암물질' 파동 겹쳐
제약사들 수익 급속 악화
복제약값 줄줄이 인하에
'발암물질' 파동 겹쳐
제약사들 수익 급속 악화
국내 제약회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복제약값 인하, 고혈압약과 위장약 사태 등 악재가 연이은 데 따른 영향이다. 자체 신약을 보유하지 못한 제약사들의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약사들의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3중고에 영업이익 반토막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위 제약사 중 절반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연매출 기준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의 4분의 1로 급감했다. 2위인 GC녹십자도 영업이익이 20% 줄었고 당기순손실을 냈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도 각각 55%, 68%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JW중외제약은 적자로 돌아섰다.
자체 개발 신약이 없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다국적 제약사에서 도입한 의약품과 제네릭(복제약) 비중이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글로벌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둘러싼 국내 판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판매 수수료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복제약은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고혈압약 발사르탄과 위장약인 라니티딘의 복제약에서 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된 것도 치명타였다. 제품 판매가 중단된 데다 회수에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값싼 원료의약품을 수입, 복제약을 제조해 팔던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빛바랜 매출 1조 클럽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제약사는 여섯 곳에서 여덟 곳으로 늘었다.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이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처방이 늘면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셀트리온도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판매가 늘면서 1조원을 넘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자체 개발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올해부터 유럽과 캐나다,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한미약품은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등 독자 개발 제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38억원으로 전년보다 24.3% 증가했다.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이 95% 이상인 한미약품은 국내 10위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신약 개발에 투자한 제약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회사가 보령제약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56.5%로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혈압 신약 카나브패밀리가 성장하면서다. 보령제약은 최근 신제품 듀카로를 출시해 카나브패밀리 4종을 완성했다.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제약업계 매출 순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판로를 개척한 회사들이 급성장하면서 내수 중심의 제약사들과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부터 업계 1위를 유지했던 유한양행이 작년에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고 2위인 GC녹십자도 2%대 성장에 그쳤다”며 “지금까지는 블록버스터 판권에 따라 순위가 좌우되는 안방 싸움이었다면 앞으로는 수출 실적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3중고에 영업이익 반토막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위 제약사 중 절반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연매출 기준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의 4분의 1로 급감했다. 2위인 GC녹십자도 영업이익이 20% 줄었고 당기순손실을 냈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도 각각 55%, 68%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JW중외제약은 적자로 돌아섰다.
자체 개발 신약이 없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다국적 제약사에서 도입한 의약품과 제네릭(복제약) 비중이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글로벌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둘러싼 국내 판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판매 수수료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복제약은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고혈압약 발사르탄과 위장약인 라니티딘의 복제약에서 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된 것도 치명타였다. 제품 판매가 중단된 데다 회수에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값싼 원료의약품을 수입, 복제약을 제조해 팔던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빛바랜 매출 1조 클럽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제약사는 여섯 곳에서 여덟 곳으로 늘었다.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이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처방이 늘면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셀트리온도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판매가 늘면서 1조원을 넘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자체 개발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올해부터 유럽과 캐나다,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한미약품은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등 독자 개발 제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38억원으로 전년보다 24.3% 증가했다.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이 95% 이상인 한미약품은 국내 10위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신약 개발에 투자한 제약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회사가 보령제약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56.5%로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혈압 신약 카나브패밀리가 성장하면서다. 보령제약은 최근 신제품 듀카로를 출시해 카나브패밀리 4종을 완성했다.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제약업계 매출 순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판로를 개척한 회사들이 급성장하면서 내수 중심의 제약사들과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부터 업계 1위를 유지했던 유한양행이 작년에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고 2위인 GC녹십자도 2%대 성장에 그쳤다”며 “지금까지는 블록버스터 판권에 따라 순위가 좌우되는 안방 싸움이었다면 앞으로는 수출 실적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